일러두기
저본에 관하여
이 책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를 영어 원전 1886년판에서 옮긴 완역본입니다.
소설은 1886년 1월 런던의 롱먼스 그린 출판사에서 얇은 한 권으로 처음 나왔습니다. 이 책은 그 1886년판 본문을 옮겨 적은 퍼블릭도메인 영어 전자 텍스트를 저본으로 삼았습니다. 열 장의 제목은 원문 그대로 옮겼고, 원문 338문단을 한 문단도 합치거나 쪼개지 않았습니다. 제1장에서 엔필드가 들려주는 긴 이야기도 원문처럼 한 문단입니다.
세 가지 목소리
- 제1장부터 제8장까지는 3인칭 서술입니다. 서술자는 변호사 어터슨의 곁에 바짝 붙어 서서 그가 보고 듣고 짐작하는 것만 따라갑니다. 빅토리아 시대 신사의 절제와 마른 반어가 서술의 온도여서, 원문에 없는 감정의 말은 덧칠하지 않았습니다.
- 제9장은 래니언 박사가 어터슨에게 남긴 글이고, 제10장은 헨리 지킬이 쓴 고백입니다. 둘 다 1인칭 글말로, 해라체(「나는 ~했다」)로 옮겼습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친구 어터슨을 수신인으로 두고 쓰는 글이어서, 그에게 직접 말을 거는 몇 마디(「자네도 알겠지만」, 「어터슨, 한 가지만 말하겠네」)만은 친구 사이의 말씨로 두었습니다.
- 래니언의 글은 의사가 사실을 차례로 적어 내려가는 마른 증언입니다. 지킬의 고백은 자기를 변호하는 긴 문장이 쌍반점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글이어서, 그 길고 유연한 호흡을 끊지 않으려고 원문이 한 문장으로 잇는 생각은 우리말에서도 이어 썼습니다.
말투에 관하여
- 어터슨, 지킬, 래니언처럼 오랜 벗인 신사들은 서로 하게체(「자네」, 「~하게」)로 말합니다. 어터슨의 먼 친척인 젊은 한량 엔필드만은 어터슨에게 해요체로 말합니다.
- 지킬 집안의 집사 풀은 어터슨을 「나리」라고 부르며 끝까지 깍듯한 합쇼체를 쓰고, 주인은 「주인님」이라고 부릅니다. 겁에 질려 말이 꼬일 때도 그 말씨는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 하이드는 높임 없이 짧게 끊는 하오체로 말합니다.
그 밖의 것
- 옮긴이 주는 네 개만 달았습니다(제1장 「카인의 이단」과 「저거너트」, 제2장 「다몬과 피티아스」와 「펠 박사」). 성경에서 온 말(빌립보의 갇힌 자들, 바빌론 왕궁 벽의 손가락, 도피성)은 주 없이 본문에서 읽히게 했습니다.
- 제2장의 말장난 Hyde(숨다)와 Seek(찾다)는 「하이드(숨는) 씨」와 「찾는 씨」로 옮겼습니다.
- 원문은 해를 「18…년」처럼 가려 적습니다. 그대로 두었습니다.
- 지킬이 약에 넣는 흰 결정(salt)은 화학에서 말하는 염(鹽)이어서 「소금」이 아니라 「염」으로 옮겼습니다.
- 저본 전자 텍스트에서 옮겨 적다 빠지거나 바뀐 두 곳(제9장 「팅크가 든 약병 하나와 염 한 봉지」, 제10장 「삶을 사랑하는 마음」)은 1886년판 본문대로 옮겼습니다.
- 돈과 날짜는 「100파운드」, 「1월 9일」처럼 아라비아 숫자로, 시각과 나이는 「새벽 세 시」, 「쉰 살」처럼 한글로 적었습니다.
- 원문의 줄표는 쓰지 않고 문장을 나누거나 쉼표로 이었으며, 말이 끊긴 자리만 말줄임표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