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저본에 관하여
이 책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을 영어 원전에서 옮긴 완역본입니다. 1818년 초판이 아니라, 지은이가 문장을 고치고 새 서문을 붙여 1831년 런던의 헨리 콜번과 리처드 벤틀리가 펴낸 개정판을 저본으로 삼았습니다. 오늘날 가장 널리 읽히는 판이며, 이 소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지은이가 직접 밝힌 서문이 실려 있습니다. 그 판을 옮겨 적은 퍼블릭 도메인 전자 텍스트를 썼고, 그 판의 삽화 두 점은 싣지 않았습니다.
지은이는 1831년판 서문 끝에서 고친 것은 주로 문체이며 이야기는 바꾸지 않았다고 밝힙니다. 다만 큰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1818년 초판에서 엘리자베스는 빅터의 고모의 딸, 곧 친사촌이지만, 1831년판에서는 빅터의 어머니가 이탈리아의 가난한 농가에서 데려와 기른 고아입니다. 이 차이는 1장 각주에서도 밝혔습니다.
1818년 초판은 세 권으로 나왔고 권마다 장 번호를 새로 매겼습니다. 1831년판은 한 권으로 묶으면서 장 번호를 1장부터 24장까지 이어 매겼고, 이 책도 그 번호를 따랐습니다.
앞의 두 서문 가운데 「1831년판 서문」은 메리 셸리가, 「1818년판 서문」은 남편 퍼시 비시 셸리가 지은이의 이름으로 썼습니다.
이야기의 짜임에 관하여
이 소설은 세 겹의 이야기입니다. 북극 항로를 찾아 나선 로버트 월턴이 영국의 누님에게 쓰는 편지가 바깥을 감싸고, 그 안에 월턴이 얼음 위에서 건져 낸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으며, 다시 그 안에 빅터가 만든 존재가 빅터에게 들려주는 이야기(11장부터 16장까지)가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이 바뀌는 것이 들리도록 겹마다 말투를 달리했습니다. 월턴의 편지는 누님께 올리는 「-습니다」체로, 빅터의 이야기와 피조물의 이야기는 「-었다」체로 옮겼습니다. 원문은 피조물의 이야기 여섯 장의 모든 문단을 따옴표로 열지만, 이 책에서는 빅터의 이야기와 같이 따옴표 없이 옮기고, 그 안에서 인물들이 나누는 말만 따옴표로 묶었습니다. 원문 24장 끝에서 다시 월턴의 편지로 돌아오는 대목은 「월턴의 편지 (이어서)」라는 꼭지로 따로 두었습니다.
말투에 관하여
영어에는 높임말이 없지만, 셸리는 빅터와 그가 만든 존재 사이에서 옛 2인칭 thou를 일부러 섞어 씁니다. 빅터는 저주할 때 thou를 쓰고, 피조물은 자기를 만든 이에게 탄원할 때 thou를 씁니다. 이 차이를 우리말에서는 높임과 낮춤으로 옮겼습니다.
- 빅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피조물에게 반말로 말합니다.
- 피조물은 빅터에게 「-오」「-소」로 말하다가, 20장에서 「너는 나의 창조자다. 그러나 나는 너의 주인이다」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반말로 바뀝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죽은 빅터를 부를 때는 다시 처음의 말투로 돌아옵니다.
- 월턴과 빅터는 서로 깍듯이 말하고, 빅터와 엘리자베스, 빅터와 클레르발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사이라 서로 반말을 씁니다.
이름과 낱말에 관하여
- 인물의 이름은 원문이 영어 꼴로 적은 대로(빅터, 윌리엄, 엘리자베스, 헨리, 어니스트, 저스틴) 읽고, 성은 그 집안의 말로(보포르, 클레르발, 드 라세) 읽었습니다. 원문이 프랑스어 꼴로 적은 알퐁스만 그대로 두었습니다.
- 원문은 빅터가 만든 존재를 creature, monster, daemon, fiend, wretch, being, devil 같은 여러 낱말로 부릅니다. 누가 어떤 마음으로 부르는지가 그 낱말에 실려 있으므로 한 낱말로 뭉치지 않고 각각 「피조물」, 「괴물」, 「악령」, 「악귀」, 「흉물」, 「존재」, 「악마」로 끝까지 같은 글자로 옮겼습니다. 이 존재에게는 이름이 없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은 그를 만든 사람의 이름입니다.
- 빅터는 피조물의 「창조자」로, 세상을 지은 신은 「창조주」로 구별했습니다.
- 부제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는 신에게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를 가리킵니다. 본문에는 이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각주와 그 밖의 것
- 각주 열여덟 개 가운데 「(원주)」라고 밝힌 세 개는 지은이가 붙인 것이고, 나머지 열다섯 개는 옮긴이가 붙였습니다. 옮긴이 주는 지명과 제도, 문학 인용처럼 모르면 문장이 읽히지 않는 것에만 달았고, 인물의 심리나 상징을 풀이하는 주는 달지 않았습니다.
- 원문이 연도의 끝 두 자리를 가린 자리는 「17○○년」으로 적었습니다. 날짜와 거리는 「8월 5일」, 「3마일」처럼 아라비아 숫자로, 나이와 시각은 「열일곱 살」, 「새벽 한 시」처럼 한글로 적었습니다.
- 원문에서 기울여 쓴 강조는 기울임체로 살렸습니다. 원문의 줄표는 쓰지 않고 문장을 나누거나 쉼표로 이었으며, 끊긴 말은 말줄임표로 옮겼습니다. 시는 원문의 행 수를 지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