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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den겨울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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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물

호수들이 단단히 얼어붙자 여러 곳으로 가는 새롭고 더 짧은 길이 생겼을 뿐 아니라, 얼음 위에서 둘레의 낯익은 풍경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눈 덮인 플린트 호수를 건널 때, 전에 그 위에서 노를 저어 다니고 스케이트를 지친 적이 많은데도 호수는 뜻밖에 넓고 낯설어서 나는 배핀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서 본 기억이 없는 눈 덮인 평원 끝에서 링컨의 언덕들이 나를 둘러싸고 솟아 있었고, 얼음 위로 얼마나 먼지 가늠할 수 없는 곳에서 늑대 같은 개들을 데리고 느릿느릿 돌아다니는 어부들은 물개잡이나 에스키모처럼 보였으며, 안개 낀 날에는 전설 속 짐승처럼 어렴풋이 솟아 보여서 거인인지 난쟁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저녁에 링컨으로 강연하러 갈 때 나는 이 길을 택했는데, 내 움막에서 강연장까지 길 하나 밟지 않고 집 한 채 지나지 않았다. 가는 길에 있는 구스 호수에는 사향쥐 한 무리가 살면서 얼음 위로 제 오두막을 높이 쌓아 올렸지만, 내가 건널 때는 밖에 나와 있는 놈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월든은 다른 호수들처럼 대개 눈이 없거나 얕고 띄엄띄엄한 눈 더미만 있어서, 다른 곳에는 평지에도 눈이 거의 2피트나 쌓이고 마을 사람들이 제 거리에 갇혀 있을 때에도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내 마당이었다. 거기서 나는 마을 거리에서 멀리, 아주 드문드문 들리는 썰매 방울 소리에서도 멀리 떨어져, 떡갈나무 숲과 눈에 휘거나 고드름을 곤두세운 엄숙한 소나무들이 굽어보는, 잘 다져진 드넓은 무스의 겨울 마당에서처럼 미끄럼을 타고 스케이트를 지쳤다.

겨울밤, 그리고 겨울 낮에도 자주, 나는 아득히 먼 곳에서 부엉이의 쓸쓸하지만 가락 고운 울음을 들었다. 얼어붙은 땅을 알맞은 채로 퉁기면 날 듯한 소리, 바로 월든 숲의 토박이말(lingua vernacula)이었다. 나는 마침내 그 소리에 아주 익숙해졌지만 그 새가 울고 있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겨울 저녁에 문을 열면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일이 드물었다. 후 후 후, 후러, 후 하고 낭랑하게 울렸는데, 처음 세 음절은 얼마쯤 하우 더 두, 곧 "안녕하시오" 하는 소리처럼 힘이 들어갔다. 어떤 때는 후, 후 하고만 울었다. 초겨울 어느 밤, 호수가 다 얼기 전, 아홉 시쯤 나는 기러기 한 마리가 크게 끼룩거리는 소리에 놀라 문간으로 나갔다가, 기러기 떼가 내 집 위로 낮게 날아갈 때 숲에 이는 폭풍 같은 날개 소리를 들었다. 기러기들은 내 불빛 때문에 내려앉기를 단념한 듯 호수 위를 지나 페어헤이븐 쪽으로 갔고, 그 함대 사령관은 내내 고른 박자로 끼룩거렸다. 그때 갑자기 바로 가까이에서 틀림없는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내가 숲의 주민에게서 들어 본 가장 거칠고 엄청난 목소리로 기러기에게 고른 간격을 두고 응수했다. 마치 토박이가 더 넓은 음역과 더 큰 성량을 보여 주어 허드슨만에서 온 이 침입자의 정체를 드러내고 망신을 주어, 부후 하고 야유하며 콩코드의 지평선 밖으로 쫓아내기로 작정한 듯했다. 내게 바쳐진 이 밤중에 성채를 놀라게 하다니 무슨 짓이냐? 내가 이런 시각에 졸다가 들킬 줄 아느냐? 나라고 너만 한 허파와 후두가 없는 줄 아느냐? 부후, 부후, 부후! 그것은 내가 들어 본 가장 오싹한 불협화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데도 귀가 밝은 사람이라면 거기서 이 들판이 일찍이 보지도 듣지도 못한 화음(concord)의 요소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나는 콩코드의 그 구석에서 나와 한 이불을 덮는 큰 짝인 호수의 얼음이 우우 우는 소리를 들었다. 마치 잠자리가 편치 않아 몸을 뒤척이고 싶은 듯, 속에 가스가 차서 괴로워하며 꿈을 꾸는 듯했다. 아니면 누가 내 문에 수레를 들이받기라도 한 듯 서리에 땅이 쩍 갈라지는 소리에 잠을 깨었고, 아침이면 땅에서 길이 4분의 1마일, 너비 3분의 1인치의 금을 찾아내곤 했다.

달 밝은 밤이면 이따금 여우들이 자고새나 다른 사냥감을 찾아 눈 껍질 위를 돌아다니며 숲의 개처럼 거칠고 귀신같이 짖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어떤 걱정에 시달리거나, 말로 나타낼 길을 찾거나, 빛을 향해, 온전한 개가 되어 거리를 마음껏 달리려고 몸부림치는 듯했다. 여러 세대를 셈에 넣는다면, 사람만이 아니라 짐승 사이에서도 문명이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내게 그들은 아직 방어 자세로 서서 제 변신을 기다리는, 굴을 파는 원시의 사람처럼 보였다. 이따금 한 마리가 내 불빛에 끌려 창 가까이 와서는 내게 여우다운 저주를 짖어 대고 물러갔다.

대개는 붉은다람쥐(Sciurus Hudsonius)가 마치 그러라고 숲에서 보내기라도 한 듯 지붕 위를 달리고 집 벽을 오르내리며 새벽에 나를 깨웠다. 그 겨울 동안 나는 덜 익은 단옥수수 반 부셸을 문 앞 눈 껍질 위에 던져 놓고, 그것에 꾀여 온 갖가지 짐승의 몸짓을 지켜보며 즐거워했다. 해 질 녘과 밤에는 토끼들이 꼬박꼬박 와서 실컷 먹었다. 붉은다람쥐들은 온종일 오가며 그 재주로 나를 무척 즐겁게 해 주었다. 한 마리가 처음에는 떡갈나무 덤불 사이로 조심스레 다가오곤 했는데, 바람에 날리는 잎처럼 눈 껍질 위를 멈칫멈칫 달려서, 이번에는 이쪽으로 몇 걸음, 놀라운 속도로 기운을 마구 쓰며 내기라도 건 듯 제 "종종걸음 발"로 기막히게 서두르다가, 다음에는 저쪽으로 또 그만큼 갔지만 한 번에 반 로드 넘게 나아가는 법은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멈추어 서서는 하지 않아도 될 공중제비를 넘곤 했다. 마치 온 우주의 눈이 자기에게 쏠려 있기라도 한 듯이. 다람쥐의 몸짓은 숲의 가장 외진 구석에서도 춤추는 소녀의 몸짓만큼이나 구경꾼이 있음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다람쥐는 그렇게 멈칫거리고 두리번거리느라 그 거리를 다 걸어가고도 남을 만큼 시간을 허비했다. 나는 다람쥐가 걷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러다 눈 깜짝할 새에 어린 리기다소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시계태엽을 감듯 찍찍거리며 상상 속 구경꾼들을 모두 꾸짖고, 혼잣말을 하는 동시에 온 우주에 대고 떠들었는데, 그 까닭은 내가 알아낼 수 없었고 다람쥐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마침내 옥수수에 다다르면 알맞은 이삭 하나를 골라서, 똑같이 종잡을 수 없는 삼각법의 걸음으로 깡충거리며 내 창 앞 장작더미의 맨 위 장작으로 가서 거기서 내 얼굴을 빤히 보았다. 그러고는 거기 몇 시간이고 앉아서 이따금 새 이삭을 가져다 먹으며, 처음에는 게걸스럽게 갉아 먹고 반쯤 드러난 속대를 여기저기 내던졌다. 그러다 마침내 더 까다로워져서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을 치며 낟알 속만 맛보았는데, 한 발로 장작 위에 균형을 잡아 들고 있던 이삭이 건성으로 쥔 손아귀에서 빠져 땅으로 떨어지면, 마치 그것이 살아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하듯 우스꽝스럽게 망설이는 얼굴로 내려다보았다. 그것을 다시 가져올지, 새것을 가져올지, 아니면 떠나 버릴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옥수수 생각을 하다가 바람결에 무슨 기척이 실려 오나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그렇게 이 건방진 꼬마는 오전 한나절에 이삭을 여럿 버려 놓았다. 마침내 저보다 꽤 큰, 더 길고 통통한 이삭 하나를 움켜쥐고 솜씨 좋게 균형을 잡아서는, 물소를 문 호랑이처럼 그것을 끌고 숲으로 떠났다. 똑같이 갈지자로, 자주 멈추면서, 이삭이 저한테 너무 무거운 듯 버둥거리며 끌고 가다가 줄곧 떨어뜨렸는데, 떨어지는 이삭은 수직과 수평 사이의 대각선을 그렸다. 어떻게든 해내고야 말겠다는 기세였다. 유난히 경박하고 변덕스러운 녀석이었다. 그렇게 다람쥐는 그것을 끌고 제 사는 곳으로 가서, 어쩌면 40로드나 50로드 떨어진 소나무 꼭대기까지 날라 갔고, 나중에 나는 숲 여기저기에 흩어진 속대를 찾아내곤 했다.

마침내 어치들이 온다. 8분의 1마일 밖에서 조심스레 다가올 때부터 그 귀에 거슬리는 비명이 한참 들려온다. 어치들은 살금살금 몰래 나무에서 나무로 옮겨 가며 점점 다가와서 다람쥐가 떨어뜨린 낟알을 주워 먹는다. 그러고는 리기다소나무 가지에 앉아, 목구멍에 너무 커서 목이 메는 낟알을 서둘러 삼키려다가 몹시 애쓴 끝에 도로 게워 내고, 부리로 거듭 쪼아 그것을 깨뜨리려고 한 시간이나 보낸다. 그들은 누가 보아도 도둑이어서 나는 그들을 별로 존중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람쥐들은 처음에는 수줍어했지만 마치 제 것을 가져가기라도 하는 듯 일에 달려들었다.

그사이 박새들도 떼 지어 왔다. 박새들은 다람쥐가 떨어뜨린 부스러기를 주워 가장 가까운 잔가지로 날아가서는 발톱 밑에 끼우고, 나무껍질 속 벌레라도 되는 듯 그 작은 부리로 콕콕 쪼아서 가느다란 목구멍에 넘어갈 만큼 잘게 만들었다. 이 박새의 작은 무리가 날마다 와서 내 장작더미에서, 또는 문 앞의 부스러기에서 끼니를 찾아 먹었는데, 풀 속에서 고드름이 딸랑거리는 듯한 희미하고 팔랑거리는 혀짤배기 소리를 내거나, 아니면 경쾌하게 데이 데이 데이 하고 울었고, 더 드물게는 봄 같은 날 숲 가장자리에서 가늘고 여름 같은 피-비 소리를 냈다. 그것들은 어찌나 허물없어졌는지, 마침내 한 마리는 내가 안고 들어가던 장작 한 아름 위에 내려앉아 겁도 없이 장작을 쪼았다. 한번은 마을의 어느 텃밭에서 김을 매는데 참새 한 마리가 잠깐 내 어깨에 내려앉은 적이 있는데, 나는 그 일로 내가 달 수 있었을 어떤 견장보다도 더 영예를 얻었다고 느꼈다. 다람쥐들도 마침내 아주 허물없어져서, 내 신발이 가장 가까운 길일 때는 이따금 그 위를 밟고 지나갔다.

땅이 아직 다 덮이지 않았을 때, 그리고 다시 겨울이 끝나 갈 무렵 남쪽 비탈과 장작더미 둘레의 눈이 녹았을 때는 자고새들이 아침저녁으로 숲에서 나와 거기서 먹이를 찾았다. 숲에서는 어느 쪽으로 걷든 자고새가 푸드득 날개를 울리며 날아올라, 높은 마른 잎과 잔가지에서 눈을 털어 내리고, 그 눈은 햇살 속으로 금가루처럼 체에 쳐져 내려온다. 이 씩씩한 새는 겨울에도 겁먹지 않기 때문이다. 자고새는 눈 더미에 덮이는 일이 잦고, "이따금 날다가 부드러운 눈 속으로 곤두박질쳐 들어가서 하루 이틀 숨어 지낸다"고 한다. 나는 탁 트인 땅에서도 자고새를 날려 보곤 했는데, 해 질 녘에 숲에서 나와 야생 사과나무의 "싹을 따 먹던" 참이었다. 자고새는 저녁마다 꼬박꼬박 정해진 나무를 찾아오고, 꾀 많은 사냥꾼은 거기서 기다린다. 그래서 숲에 붙은 먼 과수원들은 적잖이 해를 입는다. 어쨌든 자고새가 먹이를 얻는다니 나는 기쁘다. 자고새는 새싹과 약초 물로 사는, 자연이 몸소 기르는 새다.

어두운 겨울 아침이나 짧은 겨울 오후에 나는 이따금 사냥개 한 떼가 사냥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사냥 소리와 깨갱거림으로 온 숲을 누비는 소리와, 이따금 사냥 나팔 소리를 들었다. 그 뒤에 사람이 있다는 증거였다. 숲은 다시 울린다. 그러나 호수의 탁 트인 평면으로 뛰쳐나오는 여우도 없고, 제 악타이온1을 쫓는 개 떼도 없다. 그리고 저녁이면 아마 사냥꾼들이 전리품으로 여우 꼬리 하나를 썰매 뒤에 끌며 주막을 찾아 돌아가는 것이 보일 것이다. 그들 말로는, 여우가 얼어붙은 땅속에 가만히 있으면 무사할 것이고, 또 곧장 한 줄로 달아나면 어떤 여우 사냥개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우는 추격자들을 멀리 따돌린 뒤에 멈추어 쉬며 그들이 따라올 때까지 귀를 기울이고, 달아날 때는 빙 돌아서 제 옛 소굴로 가는데, 거기서 사냥꾼들이 기다린다. 그러나 이따금 여우는 담 위로 몇 로드나 달리다가 한쪽으로 멀리 뛰어내리기도 하고, 물이 제 냄새를 붙잡아 두지 못한다는 것도 아는 듯하다. 한 사냥꾼이 내게 들려준 바로는, 언젠가 얼음이 얕은 물웅덩이로 덮여 있을 때 사냥개들에게 쫓긴 여우 한 마리가 월든으로 뛰쳐나와 얼마쯤 건너가다가 같은 기슭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얼마 안 되어 사냥개들이 왔지만 여기서 냄새를 놓쳤다. 이따금 저희끼리 사냥하는 한 떼가 내 문 앞을 지나 집 둘레를 빙빙 돌며, 나에게는 아랑곳없이 깨갱거리고 짖어 댔다. 마치 일종의 광기에 사로잡혀서 무엇도 그 추격에서 그들을 돌려놓을 수 없는 듯했다. 그렇게 그들은 여우의 새 자취를 만날 때까지 빙빙 돈다. 영리한 사냥개라면 이것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버리기 때문이다. 어느 날 렉싱턴에서 한 사람이 내 움막에 와서, 발자국이 큼직하고 한 주 동안 혼자 사냥을 다닌 제 사냥개의 행방을 물었다. 그러나 내가 무슨 말을 해 주어도 그는 별로 알게 된 것이 없었던 듯하다. 내가 그의 물음에 대답하려 할 때마다 그는 "여기서 뭘 하시오?" 하고 물으며 내 말을 끊었기 때문이다. 그는 개를 잃었지만 사람을 찾았다.

말에 능청맞은 맛이 있는 늙은 사냥꾼 한 사람이 해마다 물이 가장 따뜻할 때 월든에 멱을 감으러 한 번씩 왔고, 그럴 때면 나를 들여다보곤 했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렇다. 여러 해 전 어느 오후 그는 총을 들고 월든 숲을 한 바퀴 돌러 나갔다. 웨이랜드 길을 걷는데 사냥개들 소리가 다가오더니, 이윽고 여우 한 마리가 담을 넘어 길로 뛰어들었다가 생각처럼 빠르게 맞은편 담을 넘어 길 밖으로 뛰어나갔고, 그의 날랜 총알은 여우를 스치지도 못했다. 얼마쯤 뒤에서 늙은 암캐 한 마리와 새끼 세 마리가 저희끼리 사냥에 나서 힘껏 뒤쫓아 오더니 다시 숲으로 사라졌다. 오후 늦게 그가 월든 남쪽 빽빽한 숲에서 쉬고 있는데, 멀리 페어헤이븐 쪽에서 여전히 여우를 쫓는 사냥개들 소리가 들렸다. 개들은 계속 다가왔고, 온 숲을 울리는 그 짖는 소리가 이번에는 웰 풀밭에서, 다음에는 베이커 농장에서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그는 오랫동안 가만히 서서 사냥꾼의 귀에 그토록 달콤한 그 음악을 들었다. 그때 갑자기 여우가 나타났다. 여우는 엄숙한 숲길 사이를 느긋하게 내닫는 걸음으로 누볐는데, 그 소리는 공감하듯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에 묻혔다. 날래고 소리 없이, 빙 도는 길을 지키며 추격자들을 멀리 따돌린 채로. 그리고 숲 한가운데 바위 위로 뛰어올라 사냥꾼에게 등을 돌리고 꼿꼿이 앉아 귀를 기울였다. 잠깐 동안 연민이 사냥꾼의 팔을 붙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않는 기분이었고, 생각이 생각을 뒤따르듯 재빨리 그의 총이 겨누어졌다. 탕! 여우는 바위 위에서 굴러떨어져 땅바닥에 죽어 누웠다. 사냥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사냥개들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개들은 여전히 다가왔고, 이제는 가까운 숲의 모든 길이 그 귀신 들린 듯한 울부짖음으로 울렸다. 마침내 늙은 암캐가 주둥이를 땅에 대고 무엇에 홀린 듯 허공을 덥석덥석 물며 뛰어나와 곧장 바위로 달려갔다. 그러나 죽은 여우를 보더니 놀라서 말문이 막힌 듯 갑자기 짖기를 그치고, 말없이 여우 둘레를 빙빙 돌았다. 새끼들도 하나씩 도착했는데, 어미처럼 그 수수께끼 앞에서 숙연해져 입을 다물었다. 그때 사냥꾼이 앞으로 나와 그들 한가운데 섰고, 수수께끼는 풀렸다. 개들은 그가 여우 가죽을 벗기는 동안 말없이 기다렸고, 한동안 여우 꼬리를 따라다니다가 마침내 다시 숲으로 돌아갔다. 그날 저녁 웨스턴의 한 지주가 그 콩코드 사냥꾼의 오두막에 찾아와 제 사냥개들의 행방을 물었고, 개들이 한 주 동안 웨스턴 숲에서부터 저희끼리 사냥을 다녔다고 이야기했다. 콩코드 사냥꾼은 아는 대로 이야기하고 그에게 여우 가죽을 주겠다고 했지만, 웨스턴 사람은 사양하고 떠났다. 그는 그날 밤 개들을 찾지 못했지만, 이튿날 개들이 강을 건너가 어느 농가에서 하룻밤 묵었고, 거기서 잘 얻어먹고 이른 아침에 떠났다는 것을 알았다.

내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 사냥꾼은 샘 너팅이라는 사람을 기억했다. 너팅은 페어헤이븐 바위 벼랑에서 곰을 사냥해 그 가죽을 콩코드 마을에서 럼과 바꾸곤 했는데, 거기서 무스를 본 적도 있다고 그에게 말하기까지 했다. 너팅에게는 버고인이라는 이름난 여우 사냥개가 있었는데(너팅은 그 이름을 "부긴"이라고 발음했다), 내게 이야기를 들려준 사냥꾼이 곧잘 빌려 가곤 했다. 이 읍의 옛 장사꾼으로서 대위이자 읍 서기이자 주 의원이기도 했던 사람의 "막장부"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기입을 찾아냈다. 1742/3년 1월 18일, "존 멜븐, 대변. 회색여우 한 마리로. 0파운드 2실링 3펜스." 지금 이곳에는 회색여우가 없다. 그리고 그의 원장에는 1743년 2월 7일, 히즈카이아 스트래턴이 "고양이 가죽 반 장으로. 0파운드 1실링 4½펜스"의 신용을 얻었다고 적혀 있다. 물론 들고양이다. 스트래턴은 옛 프랑스 전쟁 때 하사관이었으니, 그보다 덜 고귀한 짐승을 잡아서는 신용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사슴 가죽에도 신용이 매겨져 있는데, 사슴 가죽은 날마다 팔렸다. 어떤 사람은 이 근방에서 마지막으로 잡힌 사슴의 뿔을 아직 간직하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제 숙부가 나섰던 사냥의 자초지종을 내게 들려주었다. 예전에 이곳 사냥꾼들은 수도 많고 흥겨운 패거리였다. 나는 수척한 니므롯 한 사람을 잘 기억한다. 그는 길가의 나뭇잎 하나를 따서 거기에 가락을 불었는데,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어떤 사냥 나팔보다도 더 야생적이고 더 가락이 고왔다.

달이 뜬 한밤에 나는 이따금 숲을 어슬렁거리는 사냥개들을 길에서 만났다. 개들은 겁이라도 먹은 듯 슬그머니 내 길을 비켜, 내가 지나갈 때까지 덤불 속에 말없이 서 있었다.

다람쥐와 들쥐가 내가 쟁여 둔 견과를 두고 다투었다. 내 집 둘레에는 지름 1인치에서 4인치까지의 리기다소나무가 수십 그루 있었는데, 그 전 겨울에 쥐들이 갉아 놓은 것이었다. 쥐들에게는 노르웨이의 겨울이었다. 눈이 오래 깊이 쌓여서, 쥐들은 다른 먹이에 소나무 껍질을 듬뿍 섞어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 나무들은 껍질이 줄기를 한 바퀴 빙 돌아 다 갉혔는데도 한여름에는 살아서 무성해 보였고, 그 가운데 많은 나무가 1피트나 자랐다. 그러나 겨울을 한 번 더 나고 나서는 그런 나무가 하나도 빠짐없이 죽었다. 쥐 한 마리가 이렇게 소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제 저녁거리로 차지하고, 위아래로가 아니라 빙 둘러 갉아 먹도록 허락받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이 나무들은 빽빽하게 자라기 마련이니 솎아 내려면 어쩌면 그래야 하는지도 모른다.

산토끼(Lepus Americanus)들은 무척 허물없었다. 한 마리는 겨우내 내 집 밑에 잠자리를 두었는데, 나와는 마룻바닥 하나를 사이에 두었을 뿐이었다. 녀석은 아침마다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허둥지둥 달아나며 서두르는 바람에 마루 장선에 머리를 쿵, 쿵, 쿵 부딪쳐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산토끼들은 해 질 녘이면 내 문 둘레에 와서 내가 내던진 감자 껍질을 갉아 먹곤 했는데, 털빛이 땅빛과 워낙 비슷해서 가만히 있으면 거의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따금 어스름 속에서 내 창 밑에 꼼짝 않고 앉아 있는 한 마리를 놓쳤다가 다시 찾았다가 했다. 저녁에 내가 문을 열면 녀석들은 찍 소리를 내며 깡충 뛰어 달아났다. 가까이서 보면 녀석들은 그저 가엾은 마음만 들게 했다. 어느 저녁 한 마리가 내게서 두 걸음 떨어진 문 옆에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무서워 떨면서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여위고 뼈만 앙상하며, 귀는 너덜너덜하고 코는 뾰족하고, 꼬리는 빈약하고 발은 가느다란, 가엾고 조그만 것이었다. 자연이 더는 더 고귀한 혈통을 품고 있지 못하고 마지막 발끝으로 간신히 서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커다란 눈은 어리고 병들어 보였고, 거의 수종에 걸린 듯했다. 내가 한 걸음 내딛자, 보라, 녀석은 몸과 다리를 우아하게 쭉 펴고 눈 껍질 위를 탄력 있게 튀어 오르며 달아나더니 곧 나와 저 사이에 숲을 두었다. 야생의 자유로운 사냥감이 제 기운과 자연의 위엄을 내세우는 모습이었다. 그 가냘픔에는 까닭이 있었다. 그것이 녀석의 본성이었다. (Lepus는 levipes, 곧 "가벼운 발"에서 왔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토끼와 자고새가 없는 고장이란 무엇인가? 그것들은 가장 소박하고 가장 토박이다운 짐승 산물이다. 옛날에도 지금처럼 알려진 오래되고 존귀한 가문이며, 자연의 빛깔과 바탕 그대로여서 나뭇잎과 땅에, 그리고 서로에게 가장 가깝다. 날개가 달렸거나 다리가 달렸거나 할 뿐이다. 토끼나 자고새가 휙 달아날 때 우리는 야생 짐승을 보았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만큼이나 으레 있으려니 하는, 자연스러운 것을 보았을 뿐이다. 자고새와 토끼는 어떤 혁명이 일어나든 땅의 참된 토박이로서 여전히 틀림없이 번성할 것이다. 숲이 베여 나가도 새로 돋는 움과 덤불이 그것들을 숨겨 주니, 오히려 어느 때보다 수가 늘어난다. 산토끼 한 마리 먹여 살리지 못하는 고장이라면 참으로 가난한 고장임에 틀림없다. 우리 숲에는 둘 다 넘쳐 나고, 늪마다 그 둘레에는 자고새나 토끼가 다니는 길이 보이는데, 그 길에는 잔가지 울타리와 말총 올가미가 늘어서 있고 어느 소 치는 아이가 그것을 돌본다.

주

  1. 1. 악타이온: 사냥하다 아르테미스의 알몸을 보고 사슴이 되어 제 사냥개들에게 찢겨 죽은 사냥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