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저본에 관하여
이 책은 춘추 시대 오나라의 장수 손무(孫武)가 남겼다고 전하는 병법서 『손자병법(孫子兵法)』 열세 편을 한문 원전에서 직접 옮긴 완역본입니다. 영어 번역을 거쳐 옮긴 중역이 아닙니다. 저본은 지금 널리 통행하는 한문 열세 편 본문의 전자 텍스트입니다. 라이오넬 자일스(Lionel Giles)가 청나라 손성연(孫星衍)의 교감본을 옮긴 영어 번역(1910)은 뜻을 확인하는 대조에만 썼고, 자일스가 붙인 해설과 주석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영어 번역이 한문과 다르게 읽은 자리에서는 한문을 따랐습니다.
저본 전자 텍스트에는 간체자를 번체자로 되돌리며 생긴 오자(「復」을 「複」으로, 「里」를 「裏」로, 「谷」을 「穀」으로 적은 것 따위)와 몇 군데 오식이 있습니다. 이런 글자는 통행본에 따라 바로잡아 옮겼습니다. 바로잡은 글자가 뜻을 크게 바꾸는 자리(제8편·제11편의 「거친 땅」, 제10편의 「느슨해짐」, 제11편의 아홉 땅 두 번째 목록, 제12편의 「닦다」, 제13편의 「향간」)는 각주에 밝혔습니다. 문단은 저본의 나눔을 따랐습니다. 다만 저본이 편 전체를 한 문단으로 묶어 둔 제7편부터 제13편까지는 통행본의 단락을 참고해 내용 단위로 나누었습니다.
편 이름
편 이름은 우리 독자에게 익은 한자음으로 적고 한자를 곁들였습니다.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1편 시계(始計): 싸우기 전에 셈하기
- 제2편 작전(作戰): 싸움을 일으키는 데 드는 것
- 제3편 모공(謀攻): 계책으로 치기
- 제4편 군형(軍形): 군대의 형
- 제5편 병세(兵勢): 군대의 세
- 제6편 허실(虛實): 빈 곳과 찬 곳
- 제7편 군쟁(軍爭): 먼저 차지하려는 다툼
- 제8편 구변(九變): 아홉 가지 변화
- 제9편 행군(行軍): 군대를 움직이고 머물게 하기
- 제10편 지형(地形): 땅의 생김새
- 제11편 구지(九地): 아홉 가지 땅
- 제12편 화공(火攻): 불로 치기
- 제13편 용간(用間): 간첩 쓰기
문체
손자는 짧게 단언하고 명령합니다. 번역도 원리를 말하는 문장은 하다체로, 「~하지 말라」처럼 금하고 명하는 문장은 하라체로 옮겼습니다. 편마다 첫머리의 「孫子曰」은 「손자가 말했다.」로 옮겼고, 그 뒤는 모두 손자의 말입니다. 한문의 대구와 되풀이는 우리말에서도 같은 틀로 되풀이했습니다.
낱말
- 손자가 일부러 세운 말은 책 전체에서 한 가지로만 옮겼습니다. 세(勢)는 세(풀어 말할 때는 기세), 형(形)은 형(겉으로 드러난 태세), 허실(虛實)은 빈 곳과 찬 곳, 기정(奇正)은 변칙과 정공, 궤도(詭道)는 속임수의 길입니다. 도(道)는 다섯 가지 일의 첫째일 때 도이고, 방법이나 길을 말할 때는 길로 옮겼습니다.
- 「兵」은 한 글자로 전쟁, 군대, 병사, 무기를 두루 가리킵니다. 자리마다 뜻에 맞는 말로 옮겼습니다.
- 제8편과 제11편의 아홉 가지 땅, 제10편의 여섯 가지 지형은 「흩어지는 땅」「네거리 땅」「죽을 땅」처럼 우리말 이름으로 옮기고, 편마다 처음 나오는 자리에 한자를 곁들였습니다. 제13편의 다섯 간첩은 원문이 바로 뒤에서 풀어 주므로 향간·내간·반간·사간·생간이라는 한자음 이름을 그대로 썼습니다.
- 사람과 나라의 이름은 에테르 라이브러리 총서의 표기 원칙에 따라 한자음으로 적고 처음 나오는 자리에 한자를 곁들였습니다. 전설 속 임금 「황제(黃帝)」는 천자를 뜻하는 황제(皇帝)와 헷갈리지 않도록 늘 한자를 곁들였습니다.
- 리(里), 종(鍾), 석(石), 일(鎰), 수(銖) 같은 옛 단위는 오늘의 단위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처음 나오는 자리의 각주에 대략의 크기를 적었습니다.
- 제4편에서 병법의 차례로 꼽는 네 가지(度·量·數·稱)는 「재기·되기·세기·달기」로 옮기고 처음 나오는 자리에 한자를 곁들였습니다. 땅을 재고, 물자를 되고, 병력을 세고, 힘을 저울에 단다는 뜻입니다.
- 수는 「십만」「천 리」「천금」처럼 우리말 수사로 적었습니다.
각주
- 각주는 모두 옮긴이가 붙였습니다(모두 40개). 사람과 나라, 옛 제도와 단위, 책 이름처럼 모르면 문장이 읽히지 않는 것에만 짧게 달았고, 같은 말에는 책에서 처음 나오는 자리에 한 번만 달았습니다.
- 손자의 뜻을 풀이한 옛 주석가들(조조, 두목, 매요신 등)과 자일스의 해설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읽기가 크게 갈리는 몇 자리만 각주에 다른 읽기를 한 줄로 적었습니다.
- 원문의 줄표는 쓰지 않고 문장을 나누거나 쉼표로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