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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낡은 서판과 새로운 서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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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서판과 새로운 서판에 대하여

1

여기 나는 앉아서 기다린다. 내 둘레에는 깨어진 낡은 서판들과 반쯤 쓰인 새로운 서판들이 놓여 있다. 나의 때는 언제 오는가?

내가 내려가는 때, 내가 몰락하는 때 말이다. 나는 한 번 더 인간들에게 가려 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그때를 기다린다. 이것이 나의 때라는 징조, 곧 비둘기 떼를 거느린 웃는 사자가 먼저 내게 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사이 나는 시간이 넉넉한 자로서 나 자신에게 말한다. 아무도 내게 새로운 것을 이야기해 주지 않으니, 나는 나 자신에게 나 자신을 이야기한다.

2

내가 인간들에게 갔을 때, 그들은 오래된 자만 위에 앉아 있었으니, 모두가 무엇이 인간에게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이미 오래전부터 안다고 자만하고 있었다.

덕에 대해 떠드는 것은 무엇이든 그들에게 낡고 맥 빠진 일로 여겨졌고, 잠을 잘 자고 싶은 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선'과 '악'에 대해 한마디씩 늘어놓았다.

나는 이렇게 가르쳐서 이 잠꾸러기 짓을 흔들어 깨웠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그것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창조하는 자가 아니라면!

그런데 창조하는 자란 인간의 목표를 창조하고 대지에 그 뜻과 그 미래를 주는 자이니, 이런 자가 비로소 무언가가 선하고 악하다는 것 자체를 창조한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낡은 강좌의 의자들을, 저 오래된 자만이 앉아 있던 곳이라면 어디서든 둘러엎으라고 일렀고, 그들의 위대한 덕의 스승들과 성자들과 시인들과 세상의 구원자들을 비웃으라고 일렀다.

그들의 음울한 현자들을 비웃으라고, 검은 허수아비가 되어 생명나무 위에 앉아 경고를 늘어놓던 자라면 누구든 비웃으라고 나는 일렀다.

나는 그들의 커다란 무덤 길가에, 썩은 고기와 대머리수리들 곁에까지 가서 앉아, 그들의 모든 지난날과 푸석푸석 삭아 무너져 가는 그 영광을 비웃었다.

진실로, 나는 회개를 외치는 설교자들처럼, 바보들처럼 그들의 크고 작은 모든 것을 두고 노여움을 터뜨리며 아우성쳤다. 그들의 가장 좋은 것이 어쩌면 그리도 작으냐! 그들의 가장 악한 것이 어쩌면 그리도 작으냐! 그렇게 나는 웃었다.

산에서 태어난 나의 지혜로운 동경이 그렇게 내 안에서 외치고 웃었으니, 진실로 거친 지혜였다! 날갯짓 소리 요란한 나의 크나큰 동경이었다.

그리고 그 동경은 자주 웃음 한가운데에서 나를 낚아채어 앞으로, 위로, 멀리 데려갔으니, 그러면 나는 몸서리치며 한 대의 화살이 되어 햇빛에 취한 황홀경을 꿰뚫고 날아갔다.

어떤 꿈도 아직 보지 못한 먼 미래들로, 조각가들이 일찍이 꿈꾼 어느 남쪽보다도 더 뜨거운 남쪽으로, 신들이 춤추며 온갖 옷을 부끄러워하는 그곳으로.

이렇게 나는 비유로 말하고, 시인들처럼 절뚝거리며 더듬거린다. 진실로, 나는 아직도 시인이어야 한다는 것이 부끄럽다!

그곳에서는 모든 생성이 내게 신들의 춤이요 신들의 짓궂은 장난으로 여겨졌고, 세계는 풀려나 고삐 없이 날뛰며 제 자신에게로 달아나 되돌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많은 신들이 영원히 서로에게서 달아나고 다시 서로를 찾는 것으로, 많은 신들이 복되게 서로 맞서 말하고 다시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다시 서로에게 속하는 것으로.

그곳에서는 모든 시간이 내게 순간들을 비웃는 복된 조롱으로 여겨졌고, 그곳에서는 필연이 곧 자유 그 자체여서 자유의 가시를 가지고 복되게 놀았다.

그곳에서 나는 나의 오랜 악마이자 숙적인 중력의 영과 그가 창조한 모든 것, 곧 강제와 율례, 곤궁과 귀결과 목적과 의지와 선과 악을 다시 만났다.

춤추며 그 위를 넘어가고 춤추며 저 너머로 지나쳐 갈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가벼운 자들, 가장 가벼운 자들을 위해서는…… 두더지와 무거운 난쟁이들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

3

'위버멘쉬'라는 말을 내가 길에서 주운 것도 그곳에서였고,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무엇이라는 말을 주운 것도 그곳에서였다.

인간은 다리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말, 새로운 아침노을로 가는 길이기에 제 정오와 저녁을 두고 스스로 복되다 일컫는 다리라는 말도 거기서 주웠다.

위대한 정오에 대한 차라투스트라의 말도, 그 밖에 내가 자줏빛 두 번째 저녁노을처럼 인간 위에 내건 것들도 모두 거기서 주웠다.

진실로, 나는 그들에게 새로운 밤들과 함께 새로운 별들도 보여 주었고, 구름과 낮과 밤 위로 알록달록한 천막을 치듯 웃음을 펼쳤다.

나는 그들에게 나의 모든 시 짓기와 궁리를 가르쳤으니, 인간에게 있는 조각이며 수수께끼며 끔찍한 우연을 하나로 지어 내고 한데 그러모으는 일이었다.

시인으로서, 수수께끼를 푸는 자로서, 우연의 구원자로서 나는 그들에게 미래를 창조하라고, 그리고 있었던 모든 것을 창조하며 구원하라고 가르쳤다.

인간에게서 지나간 것을 구원하고 모든 '그랬었다'를 다시 창조하여, 마침내 의지가 이렇게 말하게 하라고 가르쳤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원했다!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원하리라……"

이것을 나는 그들에게 구원이라 일렀고, 오직 이것만을 구원이라 부르라고 가르쳤다.

이제 나는 나의 구원을 기다린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가게 될 그때를.

나는 한 번 더 인간들에게 가려 하니, 그들 가운데서 몰락하고, 죽어 가며 그들에게 나의 가장 풍요로운 선물을 주려 한다!

이것을 나는 넘치도록 풍요로운 해가 저물 때 해에게서 배웠으니, 그때 해는 다함 없는 풍요에서 황금을 바다에 쏟아붓는다.

그리하여 가장 가난한 어부조차 황금 노를 젓는다! 언젠가 나는 이 광경을 보았고, 바라보는 내내 눈물을 흘리고 또 흘려도 물리지 않았다.

해처럼 차라투스트라도 몰락하려 하니, 이제 그는 깨어진 낡은 서판들과 새로운 서판들을 둘레에 두고 여기 앉아 기다린다. 반쯤 쓰인 서판들을.

4

보라, 여기 새로운 서판이 있다. 그러나 이 서판을 나와 함께 골짜기로, 살로 된 마음속으로 날라 갈 내 형제들은 어디 있는가?

가장 먼 자들을 향한 나의 크나큰 사랑이 이렇게 요구한다. 그대의 이웃을 아끼지 마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무엇이다.

극복에는 여러 가지 길과 방도가 있으니, 그것은 그대가 알아서 살필 일이다! 그러나 어릿광대만이 '인간은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대의 이웃 안에서까지 그대 자신을 극복하고, 그대 스스로 빼앗아 가질 수 있는 권리라면 남이 건네주게 두지 마라!

그대가 하는 일은 누구도 그대에게 되갚아 줄 수 없다. 보라, 되갚음이란 없다.

스스로에게 명령하지 못하는 자는 복종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명령할 수는 있는 자도 많지만, 그가 스스로에게 복종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5

고귀한 영혼들의 본성은 이렇게 원하니, 그들은 무엇이든 거저 가지려 하지 않으며, 삶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천민에 속하는 자는 거저 살려 하나, 삶이 제 자신을 내어 준 우리 다른 자들은 그 대가로 우리가 무엇을 내주는 것이 가장 좋을지 늘 궁리한다!

진실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야말로 기품 있는 말이다. "삶이 우리에게 약속하는 것, 그것을 우리는…… 삶에게 지켜 주리라!"

누릴 거리를 내주지 않는 곳에서 누리려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누리기를 원해서도 안 된다!

누림과 죄 없음이야말로 가장 부끄럼을 타는 것들이어서, 둘 다 누가 찾아 나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지니고 있어야 하지만, 그보다는 차라리 죄와 고통을 찾아 나서야 한다!

6

오, 내 형제들이여, 처음 난 자는 언제나 제물로 바쳐진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처음 난 자들이다.

우리는 모두 은밀한 제단에서 피를 흘리고, 우리는 모두 낡은 우상들을 기리느라 불에 타고 구워진다.

우리의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어려서 늙은 입맛을 돋운다. 우리의 살은 연하고 우리의 가죽은 어린양의 가죽일 뿐이니, 우리가 어찌 늙은 우상 사제들의 입맛을 돋우지 않겠는가!

우리 자신 안에 그가 아직 산다, 우리의 가장 좋은 것을 구워 제 잔칫상에 올리는 저 늙은 우상 사제가. 아, 내 형제들이여, 처음 난 자들이 어찌 제물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의 본성이 그렇게 원한다. 그리고 나는 사랑하노라, 제 몸을 아끼려 하지 않는 자들을. 몰락하는 자들을 나는 온 사랑을 다해 사랑하노라. 그들은 건너가기 때문이다.

7

참되다는 것, 그것을 할 수 있는 자는 적다! 할 수 있는 자도 아직은 그러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보다 그러지 못하는 자들은 선한 자들이다.

오, 이 선한 자들이란! 선한 인간들은 결코 진실을 말하지 않으니, 그렇게 선하다는 것은 정신에게는 병이다.

그들은 물러서고, 이 선한 자들은 굴복하며, 그들의 마음은 남의 말을 따라 하고, 그들의 밑바탕은 남의 말을 들으나, 남의 말을 듣는 자는 제 말을 듣지 못한다!

선한 자들이 악하다 부르는 모든 것이 한데 모여야 진리 하나가 태어나는 법이니, 오, 내 형제들이여, 그대들도 이 진리를 낳을 만큼 악한가?

대담한 모험, 오랜 불신, 잔인한 '아니다', 싫증, 생살을 도려내는 칼질. 이것들이 한데 모이는 일은 얼마나 드문가! 그러나 이런 씨앗에서 진리가 잉태된다!

지금까지 모든 앎(Wissen)은 떳떳하지 못한 양심(Gewissen) 곁에서 자라났다! 깨뜨려라, 인식하는 자들이여, 낡은 서판을 깨뜨려 버려라!

8

물 위에 통나무가 걸쳐 있고 널다리와 난간이 강을 훌쩍 건너 걸려 있으면, 진실로, "만물은 흐른다"고 말하는 자는 아무에게도 믿음을 얻지 못한다.

오히려 얼간이들까지 그에게 반박한다. 얼간이들은 말한다. "뭐라고? 만물이 흐른다고? 통나무와 난간은 흐르는 물 위에 있지 않은가!"

"흐르는 물 위에서는 모든 것이 단단하다. 사물들의 온갖 가치도, 다리도, 개념도, 온갖 '선'과 '악'도, 이 모두가 단단하다!"

그러다 강이라는 짐승을 길들이는 혹독한 겨울이라도 닥치면 가장 영리한 자들도 의심을 배우니, 진실로, 그때는 얼간이들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오히려…… 멈춰 서 있는 것이 아닐까?"

"밑바닥에서는 모든 것이 멈춰 서 있다." 이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겨울의 가르침이요, 열매 맺지 못하는 시절에 딱 맞는 물건이요, 겨울잠 자는 자들과 난롯가에 죽치고 앉은 자들에게 좋은 위안이다.

"밑바닥에서는 모든 것이 멈춰 서 있다." 그러나 해빙의 바람은 이에 맞서 설교한다!

해빙의 바람은 황소다. 쟁기를 끄는 황소가 아니라 사납게 날뛰는 황소요, 성난 뿔로 얼음을 깨뜨려 부수는 자다! 그런데 얼음은…… 널다리를 부순다!

오, 내 형제들이여, 지금은 만물이 흐르고 있지 않은가? 모든 난간과 널다리가 물에 빠지지 않았는가? 누가 아직도 '선'과 '악'을 붙들고 있겠는가?

"슬프다, 우리는! 복되다, 우리는! 해빙의 바람이 분다!" 오, 내 형제들이여, 골목마다 다니며 이렇게 설교하라!

9

선과 악이라 불리는 오래된 망상이 있다. 지금까지 이 망상의 바퀴는 예언자들과 점성가들을 축으로 돌았다.

한때 사람들은 예언자들과 점성가들을 믿었고, 그래서 '모든 것은 운명이다. 그대는 해야 한다, 해야만 하니까!' 하고 믿었다.

그러다 다시 사람들은 모든 예언자와 점성가를 불신했고, 그래서 '모든 것은 자유다. 그대는 할 수 있다, 하고자 하니까!' 하고 믿었다.

오, 내 형제들이여, 지금까지 별과 미래에 대해서는 망상만 했을 뿐 알지는 못했으니, 그러므로 지금까지 선과 악에 대해서도 망상만 했을 뿐 알지는 못했다!

10

"빼앗지 말지니라! 쳐 죽이지 말지니라!" 한때 사람들은 이런 말을 거룩하다 일컬었고,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신을 벗었다.

그러나 나는 그대들에게 묻는다. 이런 거룩한 말보다 더 솜씨 좋게 빼앗고 쳐 죽인 자가 세상 어디에 있었던가?

모든 삶 자체 안에…… 빼앗음과 쳐 죽임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런 말이 거룩하다 불리면서 진리 자체가…… 쳐 죽임을 당하지 않았는가?

아니면 모든 삶을 거스르고 삶을 만류하는 것을 거룩하다 부른 것, 그것은 죽음의 설교가 아니었던가? 오, 내 형제들이여, 깨뜨려라, 낡은 서판을 깨뜨려 버려라!

11

지나간 모든 것에 대한 나의 동정은 이것이니, 나는 그것이 내맡겨져 있음을 본다.

오는 세대마다 그 세대의 은총과 정신과 광기에 내맡겨져 있음을. 오는 세대는 있었던 모든 것을 제 다리로 고쳐 풀이한다!

위대한 폭군이, 약아빠진 괴물이 올 수도 있는데, 그는 제 은총과 진노로 지나간 모든 것을 억누르고 옥죄어, 마침내 그것이 그에게 다리가 되고 전조가 되고 전령이 되고 새벽닭 울음이 되게 하리라.

그러나 이것이 또 다른 위험이자 나의 또 다른 동정이니, 천민에 속하는 자의 기억은 할아버지까지만 거슬러 올라가고, 할아버지와 함께 시간은 끝나 버린다.

그렇게 지나간 모든 것은 내맡겨져 있으니, 언젠가 천민이 주인이 되어 얕은 물에 모든 시간을 빠뜨려 죽이는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 내 형제들이여, 모든 천민과 모든 폭군 기질에 맞서는 대적이 되어 새로운 서판에 '고귀하다'라는 말을 새로 써넣을 새로운 귀족이 있어야 한다.

귀족이 있으려면 고귀한 자가 많아야 하고, 여러 갈래의 고귀한 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내가 언젠가 비유로 말했듯이, "신들은 있으나 신은 없다는 것, 바로 그것이 신성이다!"

12

오, 내 형제들이여, 나 그대들을 새로운 귀족으로 봉하고 그 길로 이끄노라. 그대들은 미래를 낳는 자, 미래를 기르는 자, 미래의 씨를 뿌리는 자가 되어야 한다.

진실로, 장사치들처럼 장사치의 황금으로 살 수 있는 귀족으로 봉하려는 것이 아니니, 값이 매겨진 것은 무엇이든 가치가 적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그대들이 어디서 왔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가느냐가 그대들의 명예가 되게 하라! 그대들 자신을 넘어서 가려는 그대들의 의지와 그대들의 발, 그것이 그대들의 새로운 명예가 되게 하라!

진실로, 그대들이 군주를 섬겼다는 것은 명예가 아니다. 군주가 이제 와서 무슨 대수냐! 서 있는 것이 더 굳게 서도록 그것의 보루가 되었다는 것도 명예가 아니다!

그대들의 가문이 궁정에 드나들며 궁정 물이 들었다는 것도, 그대들이 홍학처럼 알록달록하게 차려입고 얕은 연못에 몇 시간이고 서 있는 법을 배웠다는 것도 명예가 아니다.

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궁정 신하들 사이에서는 공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정 신하들은 모두 죽은 뒤의 복락에는…… 앉아도 된다는 것이 들어 있다고 믿는다!

그들이 거룩하다 일컫는 영이 그대들의 조상을 약속의 땅으로 이끌었다는 것도 명예가 아니다. 사람들은 그 땅을 기리지만 나는 기리지 않으니, 모든 나무 가운데 가장 고약한 나무인 십자가가 자라난 곳, 그런 땅에는 기릴 것이 하나도 없다!

진실로, 이 '성령'이 제 기사들을 어디로 이끌었든, 그런 원정에서는 언제나…… 염소와 거위와 갈팡질팡하는 십자가 괴짜들이 앞장서 달렸다!1

오, 내 형제들이여, 그대들의 귀족은 뒤를 돌아볼 것이 아니라 바깥을 내다보아야 한다! 그대들은 모든 아버지의 나라와 조상의 나라에서 쫓겨난 자가 되어야 한다!

그대들은 그대들 아이들의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 이 사랑이 그대들의 새로운 귀족이 되게 하라. 가장 먼 바다에 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그 나라를! 나 그대들의 돛에게 그 나라를 찾고 또 찾으라 명하노라!

그대들이 아버지들의 자식이라는 것을 그대들은 아이들에게서 벌충해야 하니, 지나간 모든 것을 그렇게 구원해야 한다! 이 새로운 서판을 나 그대들 위에 거노라!

13

"무엇 때문에 사는가?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산다는 것, 그것은 짚을 타작하는 일이다. 산다는 것, 그것은 제 몸을 불사르고도 따뜻해지지 못하는 일이다."

이런 고리타분한 수다가 아직도 '지혜'로 통하는데, 그것이 낡았고 퀴퀴한 냄새를 풍기기에 바로 그 때문에 더 존경을 받는다. 곰팡이마저 귀족으로 만들어 주는 법이다.

아이들이라면 그렇게 말해도 되었으니, 아이들은 불에 데었기에 불을 두려워한다! 지혜의 옛 책들에는 유치한 소리가 많다.

그리고 늘 '짚을 타작하는' 자가 어찌 타작을 헐뜯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바보에게는 입에 망을 씌워야 하리라!

이런 자들은 식탁에 앉으면서 아무것도, 좋은 허기조차 가져오지 않고는, 이제 와서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하고 헐뜯는다.

그러나 오, 내 형제들이여, 잘 먹고 잘 마시는 것은 진실로 헛된 재주가 아니다! 깨뜨려라, 결코 즐거워하지 않는 자들의 서판을 깨뜨려 버려라!

14

"깨끗한 자에게는 모든 것이 깨끗하다." 군중은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나 그대들에게 말하노라. 돼지에게는 모든 것이 돼지가 된다!

그래서 광신자들과 고개를 떨군 자들, 마음까지 축 처진 자들은 이렇게 설교한다. "세상 자체가 오물투성이 괴물이다."

이들은 모두 정신이 불결하기 때문인데, 특히 세상을 뒤에서 보지 않고는 쉬지도 머물지도 못하는 자들, 곧 배후 세계를 믿는 자들이 그렇다!

그런 자들에게 나는 듣기에 곱지는 않겠지만 대놓고 말한다. 세상은 엉덩이가 있다는 점에서 인간을 닮았으니, 그만큼은 참이다!

세상에는 오물이 많다. 그만큼은 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세상 자체가 오물투성이 괴물은 아니다!

세상의 많은 것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는 데에는 지혜가 있으니, 역겨움 자체가 날개를 만들고 샘을 미리 알아채는 힘을 만든다!

가장 좋은 것에도 아직 역겨운 데가 있다. 그리고 가장 뛰어난 자도 아직은 극복되어야 할 무엇이다!

오, 내 형제들이여, 세상에 오물이 많다는 데에는 많은 지혜가 있다!

15

이런 격언들을 나는 배후 세계를 믿는 경건한 자들이 제 양심에 대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진실로, 세상에 그보다 더 간사하고 더 악한 것은 없는데도 악의도 간사함도 없이 하는 말이었다.

"세상은 세상대로 내버려 두어라! 그것에 맞서 손가락 하나 들지 마라!"

"누가 사람들의 목을 조르고 찌르고 베고 살갗을 벗기려 하거든 그러라고 두어라. 그것에 맞서 손가락 하나 들지 마라! 그러면 그들은 그 일로 세상을 등지는 법까지 배우게 되리라."

"그리고 그대 자신의 이성, 그것은 그대가 손수 목을 조르고 숨통을 막아야 한다. 그것은 이 세상에 속한 이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대 자신도 그 일로 세상을 등지는 법을 배우게 되리라."

깨뜨려라, 오, 내 형제들이여, 경건한 자들의 이 낡은 서판을 깨뜨려 버려라! 세상을 비방하는 자들의 격언을 말로 부숴 버려라!

16

"많이 배우는 자는 격렬한 욕망을 모두 잊어버린다." 오늘날 어두운 골목마다 사람들은 서로 이렇게 속삭인다.

"지혜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보람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대는 탐내지 말지니라!" 이 새로운 서판이 탁 트인 시장에까지 걸려 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깨뜨려라, 오, 내 형제들이여, 이 새로운 서판도 깨뜨려 버려라! 그것을 거기 걸어 둔 자들은 세상에 지친 자들과 죽음을 설교하는 자들, 그리고 매를 든 옥졸들이니, 보라, 그것은 종살이를 권하는 설교이기도 하다!

그들은 잘못 배웠고 가장 좋은 것은 배우지 못했으며 모든 것을 너무 이르게, 모든 것을 너무 급하게 배웠으니, 그들이 잘못 먹었다는 것, 거기서 저 탈 난 위장이 그들에게 생겨났다.

그들의 정신이란 탈 난 위장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죽음을 권한다! 진실로, 내 형제들이여, 정신은 위장이다!

삶은 기쁨의 샘이다. 그러나 탈 난 위장이, 저 시름의 아버지가 그 입을 빌려 말하는 자에게는 모든 샘이 독에 물들어 있다.

인식한다는 것, 그것은 사자의 의지를 지닌 자에게 기쁨이다! 그러나 지친 자는 그 자신이 그저 '의욕될' 뿐이니, 모든 물결이 그를 가지고 논다.

약한 인간들은 언제나 이러하니, 그들은 제 길 위에서 자신을 잃는다. 그리고 마침내는 그들의 피로가 이렇게 묻기까지 한다. "무엇 하러 우리는 길을 걸었던가! 모든 것은 매한가지다!"

그런 자들의 귀에는 "보람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대들은 의욕하지 말지니라!" 하는 설교가 달콤하게 들린다. 그러나 이것은 종살이를 권하는 설교다.

오, 내 형제들이여, 길에 지친 모든 자에게 차라투스트라는 싱그럽게 휘몰아치는 바람으로 오니, 그 바람은 아직도 많은 코에 재채기를 시키리라!

내 자유로운 숨결은 담벼락도 뚫고 불어, 감옥 속으로, 갇힌 정신들 속으로 들어간다!

의욕은 해방한다. 의욕은 곧 창조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가르치노라. 그리고 그대들은 오직 창조하기 위해서만 배워야 한다!

그리고 배우는 일마저 그대들은 먼저 내게서 배워야 한다,
잘 배우는 법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17

저기 쪽배가 있다. 저 건너로 가면 아마도 크나큰 허무에 이르리라. 그러나 누가 이 '아마도'에 올라타려 하겠는가?

그대들 가운데 누구도 죽음의 쪽배에 오르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그대들은 세상에 지친 자이고자 하는가!

세상에 지쳤다니! 그대들은 아직 대지에서 들려 올라간 자조차 되지 못했다! 내가 보니 그대들은 여전히 대지를 탐하고 있었고, 대지에 지친 제 피로에마저 반해 있었다!

그대들의 입술이 축 처진 데는 까닭이 있다. 거기에 대지를 바라는 작은 소원 하나가 아직 앉아 있다! 그리고 눈 속에는…… 잊지 못한 대지의 기쁨이 작은 구름처럼 떠다니지 않는가?

대지에는 좋은 발명품이 많아서 어떤 것은 쓸모 있고 어떤 것은 즐거우니, 그것들 때문에라도 대지는 사랑할 만하다.

또 여인의 젖가슴처럼 쓸모 있으면서 동시에 즐겁기도 한, 참으로 잘 발명된 것도 여럿 있다.

그러나 그대들, 세상에 지친 자들이여! 그대들, 대지 위의 게으름뱅이들이여! 그대들은 매를 맞아야 한다! 매질로 그대들의 다리를 다시 날래게 만들어야 한다.

그대들이 대지가 지겨워하는 병자들이나 삶에 닳아 버린 가련한 것들이 아니라면, 그대들은 교활한 나무늘보이거나 구석에 숨어 군것질이나 하며 기쁨을 밝히는 고양이들이다. 그리고 그대들이 다시 기쁘게 달리려 하지 않는다면, 그대들은…… 사라져야 한다!

고칠 수 없는 자들에게 의사가 되려 해서는 안 된다. 차라투스트라는 그렇게 가르친다. 그러니 그대들은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끝을 맺는 데는 새 시구 하나를 짓는 것보다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모든 의사와 시인이 그것을 안다.

18

오, 내 형제들이여, 피로가 만든 서판이 있고 게으름이, 썩어 빠진 게으름이 만든 서판이 있으니, 둘은 똑같이 말하더라도 다르게 들어 주기를 바란다.

여기 목말라 쓰러진 이 자를 보라! 그는 제 목표에서 겨우 한 뼘 떨어져 있을 뿐인데도 피로에 겨워 고집스럽게 여기 먼지 속에 드러누웠다. 이 용감한 자가!

피로에 겨워 그는 길과 대지와 목표와 제 자신에게 대고 하품을 해 대며, 한 걸음도 더 내딛지 않으려 한다. 이 용감한 자가!

이제 해는 그의 위로 이글거리고 개들은 그의 땀을 핥으려 드는데, 그는 고집을 부리며 그대로 누워 차라리 목말라 죽으려 한다.

제 목표에서 한 뼘 떨어진 곳에서 목말라 죽으려 한다! 진실로, 그대들은 그의 머리채를 잡고 그를 그의 하늘로 끌어 올려야 하리라. 이 영웅을!

아니, 차라리 그가 누운 자리에 그대로 누워 있게 두어라. 위로하는 자인 잠이 쏴아 하고 쏟아지는 서늘한 빗줄기를 몰고 그를 찾아오도록.

그가 저절로 깨어날 때까지, 모든 피로를, 그리고 피로가 그의 입을 빌려 가르친 것을 그가 스스로 거두어들일 때까지 누워 있게 두어라!

다만, 내 형제들이여, 그에게서 개들을 쫓아 주어라. 게으르게 살금살금 기어드는 놈들과 떼 지어 윙윙대는 온갖 벌레들을.

모든 영웅의 땀으로…… 배를 불리는, 떼 지어 윙윙대는 '교양인'이라는 온갖 벌레들을!

19

나는 내 둘레에 원을 긋고 거룩한 경계를 두르니, 나와 함께 점점 더 높은 산에 오르는 자는 점점 줄어들고, 나는 점점 더 거룩한 산들로 산맥을 쌓는다.

그러나 오, 내 형제들이여, 그대들이 나와 함께 어디로 오르든, 기생충 하나가 그대들을 따라 함께 오르지 않도록 조심하라!

기생충, 그것은 기어 다니며 몸을 비비 꼬아 달라붙는 버러지로, 그대들의 병들고 상처 난 구석에 붙어 살찌려 한다.

그리고 오르는 영혼들이 어디서 지치는지 알아맞히는 것, 그것이 그의 재주이니, 그대들의 슬픔과 언짢음 속에, 그대들의 여린 부끄러움 속에 그는 제 역겨운 둥지를 튼다.

강한 자가 약해지고 고귀한 자가 지나치게 너그러워지는 곳, 바로 그 안에 그는 제 역겨운 둥지를 트니, 기생충은 위대한 자에게 작은 상처 난 구석이 있는 곳에 산다.

존재하는 모든 것 가운데 가장 높은 종류는 무엇이며 가장 낮은 종류는 무엇인가? 기생충이 가장 낮은 종류이나, 가장 높은 종류에 속하는 자가 가장 많은 기생충을 먹여 살린다.

가장 긴 사다리를 지니고 가장 깊이 내려갈 수 있는 영혼, 그런 영혼에게 어찌 가장 많은 기생충이 달라붙지 않겠는가?

제 안에서 가장 멀리 달리고 헤매고 떠돌 수 있는 가장 품 넓은 영혼, 기쁨에 겨워 우연 속으로 뛰어드는 가장 필연적인 영혼.

생성 속으로 잠기는 존재하는 영혼, 의욕과 갈망 속으로 들어가기를 원하는 소유하는 영혼.

제 자신에게서 달아나다가 가장 넓은 원을 그리며 제 자신을 따라잡는 영혼, 어리석음이 가장 달콤하게 말을 걸어오는 가장 지혜로운 영혼.

모든 사물이 제 안에서 흐르고 되흐르며 썰물과 밀물을 이루는, 제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영혼이니, 오, 어찌 가장 높은 영혼에게 가장 고약한 기생충들이 없겠는가?

20

오, 내 형제들이여, 내가 잔인하단 말인가? 그러나 나는 말하노라. 넘어지는 것은 떠밀기까지 해야 한다!

오늘의 이 모든 것, 그것은 넘어지고 무너져 내리니, 누가 그것을 붙들려 하겠는가! 그러나 나는, 나는 그것을 떠밀기까지 하려 한다!

돌을 가파른 깊은 곳으로 굴려 떨어뜨리는 쾌락을 그대들은 아는가? 오늘의 이 인간들, 저들이 나의 깊은 곳으로 굴러떨어지는 꼴을 보라!

나는 더 나은 연주자들을 위한 전주곡이다, 오, 내 형제들이여! 하나의 본보기다! 내 본보기를 따라 행하라!

그리고 날기를 가르치지 못하는 자에게는…… 더 빨리 떨어지는 법을 가르쳐라!

21

나는 용감한 자들을 사랑하노라. 그러나 칼잡이인 것만으로는 모자라니, 벨 때에도 살펴야 한다, 누구를 베는지!

그리고 흔히는 제 성미를 누르고 그냥 지나쳐 가는 데 더 큰 용기가 있다. 더 걸맞은 적을 위해 자신을 아껴 두기 위해서!

그대들에게는 미워할 만한 적만 있어야 하고 경멸할 만한 적은 없어야 하며, 그대들은 그대들의 적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나는 이미 한 번 가르쳤다.

오, 벗들이여, 그대들은 더 걸맞은 적을 위해 자신을 아껴 두어야 하니, 그러려면 많은 것을 그냥 지나쳐 가야 한다.

특히 민족이니 민족들이니 하며 그대들의 귀에 대고 떠들어 대는 숱한 잡배들을.

그들의 찬성이니 반대니 하는 것으로 그대들의 눈을 더럽히지 마라! 거기에는 옳은 것도 많고 그른 것도 많아서, 지켜보는 자는 노하게 된다.

들여다보는 것과 들이치는 것, 거기서는 그 둘이 하나다. 그러니 숲으로 떠나가 그대들의 칼을 잠재워라!

그대들의 길을 가라! 그리고 민족과 민족들은 저희 길을 가게 두어라! 진실로 어두운 길이다, 희망 하나조차 더는 마른번개로 번득이지 않는 길이다!

아직 번쩍이는 것이라곤 모두…… 장사치의 황금뿐인 곳이라면, 거기서는 장사치가 다스리게 두어라! 이제 왕들의 시대는 지났으니, 오늘날 민족이라 자처하는 것은 왕을 둘 자격이 없다.

보라, 이 민족들이 이제 스스로 장사치처럼 굴며 온갖 쓰레기 더미에서까지 아주 작은 이득을 골라 줍는 꼴을!

그들은 서로 숨어서 노리고 서로에게서 무언가를 엿보아 가로채면서, 그것을 '좋은 이웃'이라 부른다. 오, 한 민족이 제 마음에 대고 "나는 여러 민족 위에…… 주인이 되리라!" 하고 말하던 복된 먼 옛날이여!

내 형제들이여, 가장 좋은 것이 다스려야 하고 가장 좋은 것은 또 다스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르침이 이와 다르게 들리는 곳에는…… 가장 좋은 것이 없다.

22

저들이…… 빵을 거저 얻게 된다면, 슬프다! 저들이 무엇을 달라고 외쳐 대겠는가! 저들의 밥벌이, 그것이 저들의 제대로 된 놀이다. 그러니 저들은 고생을 해야 한다!

저들은 맹수이니, 저들의 '일'에도 여전히 약탈이 있고 저들의 '돈벌이'에도 여전히 속임수가 있다! 그러니 저들은 고생을 해야 한다!

그러니 저들은 더 나은 맹수가, 더 섬세하고 더 슬기롭고 인간을 더 닮은 맹수가 되어야 한다. 인간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맹수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미 모든 짐승에게서 그들의 덕을 약탈했으니, 모든 짐승 가운데 인간이 가장 힘겹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제 새들만이 인간 위에 있다. 그런데 인간이 날기까지 배운다면, 슬프다! 인간의 약탈욕은…… 얼마나 높이 날아오르겠는가!

23

나는 남자와 여자가 이러하기를 원하노라. 하나는 싸움에 능하고 다른 하나는 아이 낳기에 능하되, 둘 다 머리와 다리로 춤추기에 능하기를.

한 번도 춤추지 않은 날은 우리에게 잃어버린 날로 치자! 웃음 한 번 터지지 않은 진리는 모두 거짓이라 부르자!

24

그대들의 혼인 맺기, 그것이 잘못된 맺음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대들은 너무 서둘러 맺었으니, 거기서 따라 나오는 결론은…… 혼인 깨뜨리기다!

그리고 혼인을 구부리고 혼인을 속이느니 차라리 혼인을 깨뜨리는 편이 낫다! 어떤 여인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혼인을 깨뜨린 것은 맞다. 그러나 먼저 혼인이…… 나를 깨뜨렸다!"

짝을 잘못 지은 자들이 내가 보기에 언제나 가장 지독하게 복수심에 불타는 자들이었으니, 그들은 이제 더는 홀로 다니지 못하게 된 앙갚음을 온 세상에 한다.

그래서 나는 정직한 자들이 서로 이렇게 말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켜 갈 수 있는지 살펴보자! 아니면 우리의 언약이 실언이어야 하겠는가?"

"우리에게 말미를, 작은 혼인을 달라. 우리가 큰 혼인에 알맞은지 살펴보게! 언제나 둘이서 지낸다는 것은 큰일이다!"

나는 모든 정직한 자에게 이렇게 권하니, 내가 달리 권하고 달리 말한다면 위버멘쉬를 향한 나의 사랑이, 앞으로 올 모든 것을 향한 나의 사랑이 대체 무엇이겠는가!

그저 대를 이어 앞으로 퍼져 나갈 뿐 아니라 위로 자라 오르도록, 오, 내 형제들이여, 혼인의 뜰이 그대들을 돕기를!

25

옛 근원에 대해 지혜로워진 자는, 보라, 마침내 미래의 샘을, 새로운 근원을 찾아 나서리라.

오, 내 형제들이여, 머지않아 새로운 민족들이 솟아나고, 새로운 샘들이 새로운 깊은 곳으로 콸콸 흘러내리리라.

지진은 많은 우물을 메워 버리고 많은 자를 목말라 죽게 하지만, 안에 숨은 힘과 비밀을 빛 가운데로 들어 올리기도 한다.

지진은 새로운 샘들을 드러낸다. 낡은 민족들이 지진을 겪을 때 새로운 샘들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보라, 여기 목마른 많은 이를 위한 우물 하나가, 동경하는 많은 이를 위한 마음 하나가, 많은 도구를 위한 의지 하나가 있다" 하고 외치는 자, 그의 둘레에 민족이 모이니, 민족이란 곧 실험하는 많은 자들이다.

누가 명령할 수 있고 누가 복종해야 하는가, 그것이 거기서 실험된다! 아, 얼마나 오래 찾고, 짐작하고, 헛짚고, 배우고, 새로 실험하면서!

인간 사회, 그것은 하나의 실험이다. 나는 그렇게 가르치노라. 그것은 오랜 찾음이며, 그것이 찾는 것은 명령하는 자다!

하나의 실험이다, 오, 내 형제들이여! '계약'이 아니다! 깨뜨려라, 마음 여린 자들과 어중간한 자들의 그런 말을 깨뜨려 버려라!

26

오, 내 형제들이여! 인간의 모든 미래에 가장 큰 위험은 대체 누구에게 있는가? 선하고 의로운 자들에게 있지 않은가?

"무엇이 선하고 의로운지 우리는 이미 안다. 우리는 그것을 손에 쥐고도 있다. 슬프다, 여기서 아직도 찾는 자들이여!" 하고 말하며 마음속으로도 그렇게 느끼는 자들에게 있지 않은가?

악한 자들이 어떤 해를 끼치든, 선한 자들이 끼치는 해야말로 가장 해로운 해다!

세상을 비방하는 자들이 어떤 해를 끼치든, 선한 자들이 끼치는 해야말로 가장 해로운 해다.

오, 내 형제들이여, 언젠가 선하고 의로운 자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본 자가 있었으니, 그는 "그들은 바리새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알아듣지 못했다.

선하고 의로운 자들 자신은 그를 알아들어서는 안 되었으니, 그들의 정신은 저희의 떳떳한 양심 속에 갇혀 있다. 선한 자들의 어리석음은 헤아릴 길 없이 슬기롭다.

그러나 진리는 이것이니, 선한 자들은 바리새인일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달리 고를 길이 없다!

선한 자들은 자기만의 덕을 스스로 지어내는 자를 십자가에 못 박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진리다!

그러나 그들의 땅을, 선하고 의로운 자들의 땅과 마음과 흙을 발견한 두 번째 자는 "그들이 가장 미워하는 자는 누구인가?" 하고 물은 자였다.

그들이 가장 미워하는 자는 창조하는 자다. 서판과 낡은 가치를 깨뜨리는 자, 그 파괴자를 그들은 파계자라 부른다.

선한 자들은 창조할 수 없기 때문이니, 그들은 언제나 끝의 시작이다.

그들은 새로운 서판에 새로운 가치를 써넣는 자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자기네를 위해 미래를 제물로 바치니, 인간의 모든 미래를 십자가에 못 박는다!

선한 자들, 그들은 언제나 끝의 시작이었다.

27

오, 내 형제들이여, 그대들은 이 말도 알아들었는가? 그리고 내가 언젠가 '마지막 인간'에 대해 한 말도?

인간의 모든 미래에 가장 큰 위험은 누구에게 있는가? 선하고 의로운 자들에게 있지 않은가?

깨뜨려라, 선하고 의로운 자들을 깨뜨려 버려라! 오, 내 형제들이여, 그대들은 이 말도 알아들었는가?

28

그대들은 내게서 달아나는가? 겁에 질렸는가? 이 말 앞에서 떨고 있는가?

오, 내 형제들이여, 내가 그대들에게 선한 자들과 선한 자들의 서판을 깨뜨리라고 일렀을 때, 그때 비로소 나는 인간을 배에 태워 그의 먼바다로 띄워 보냈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그에게 크나큰 두려움이, 크나큰 두리번거림이, 크나큰 병이, 크나큰 역겨움이, 크나큰 뱃멀미가 찾아온다.

선한 자들은 그대들에게 거짓 해안과 거짓 안전을 가르쳤으니, 그대들은 선한 자들의 거짓 속에서 태어났고 그 속에 안겨 있었다. 선한 자들 때문에 모든 것이 밑바닥까지 거짓되고 뒤틀렸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땅을 발견한 자는 '인간의 미래'라는 땅도 발견했다. 이제 그대들은 뱃사람이 되어야 한다, 씩씩하고 참을성 있는 뱃사람이!

오, 내 형제들이여, 늦기 전에 똑바로 서서 걸어라, 똑바로 서서 걷는 법을 배워라! 바다에 폭풍이 이니, 많은 자가 그대들을 붙잡고 다시 일어서려 한다.

바다에 폭풍이 인다. 모든 것이 바닷속에 있다. 좋다! 자, 일어나라! 그대들 늙은 뱃사람의 심장들이여!

아버지의 나라가 다 무엇이냐! 우리의 키는 저기로, 우리 아이들의 나라가 있는 곳으로 가려 한다! 저 바깥으로, 바다보다 더 사납게, 우리의 크나큰 동경이 폭풍처럼 몰아친다!

29

언젠가 부엌 숯이 다이아몬드에게 말했다. "왜 그리 단단하냐! 우리는 가까운 친척이 아니냐?"

왜 그리 무르냐? 오, 내 형제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대들은…… 내 형제들이 아니냐?

왜 그리 무르고, 그리 물러서고 굽히느냐? 어째서 그대들의 마음에는 부정과 부인이 그리 많으냐? 그대들의 눈빛에는 어째서 운명이 그리 적으냐?

그리고 그대들이 운명이 되고 가차 없는 자가 되려 하지 않는다면, 어찌 나와 함께…… 승리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대들의 단단함이 번쩍이고 가르고 베어 내려 하지 않는다면, 어찌 언젠가 나와 함께…… 창조할 수 있겠는가?

창조하는 자들은 단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대들의 손을 밀랍에 찍듯 수천 년 위에 눌러 찍는 것을 그대들은 지복으로 여겨야 한다.

수천 년의 의지 위에 청동에 새기듯 글을 새기는 것을 지복으로 여겨야 한다. 청동보다 더 단단하고 청동보다 더 고귀한 그 의지 위에. 오직 가장 고귀한 것만이 온전히 단단하다.

오, 내 형제들이여, 이 새로운 서판을 나 그대들 위에 거노라. 단단해져라!

30

오, 나의 의지여! 그대 모든 곤궁의 전환이여, 그대 나의 필연(Not-wendigkeit)이여! 모든 작은 승리에서 나를 지켜 다오!

내가 운명이라 부르는, 내 영혼에 내려진 섭리여! 내 안의 그대여! 내 위의 그대여! 나를 지키고 아껴 두어라, 단 하나의 위대한 운명을 위해!

그리고 나의 의지여, 그대의 마지막 위대함은 그대의 마지막을 위해 아껴 두어, 그대가 그대의 승리 안에서 가차 없게 하라! 아, 제 승리에 무릎 꿇지 않은 자가 누구였던가!

아, 이 취한 어스름 속에서 눈이 흐려지지 않은 자가 누구였던가! 아, 승리 속에서 발이 비틀거리지 않고…… 서 있는 법을 잊지 않은 자가 누구였던가!

언젠가 위대한 정오에 내가 준비되고 무르익어 있도록, 달아오른 청동처럼, 번개를 밴 구름처럼, 젖이 불어 오른 젖통처럼 준비되고 무르익어 있도록.

나 자신을 위해, 가장 깊이 숨은 나의 의지를 위해 준비되어 있도록, 제 화살을 애타게 그리는 활이 되어, 제 별을 애타게 그리는 화살이 되어.

제 정오에 준비되고 무르익은 별이 되어, 달아오르고 꿰뚫린 채, 허무는 햇살의 화살 앞에서 복에 겨운 별이 되어.

스스로 하나의 태양이 되고 가차 없는 태양의 의지가 되어, 승리하는 가운데 허물어뜨릴 준비가 되어 있도록!

오, 나의 의지여, 모든 곤궁의 전환이여, 그대 나의 필연이여! 단 하나의 위대한 승리를 위해 나를 아껴 두어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주

  1. 1. 제1차 십자군(1096) 때 성령이 깃들었다는 거위와 염소를 앞세우고 행진한 무리가 있었다고 연대기는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