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저본에 관하여
이 책은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가 라틴어로 쓴 『대화편(Dialogi)』 열두 편과 「관용에 관하여(De clementia)」 두 권을 라틴어 원전에서 직접 옮긴 완역본입니다. 영어 번역을 거쳐 옮긴 중역이 아닙니다. 저본은 The Latin Library가 공개한 라틴어 전자 텍스트로, 토이프너(Teubner) 계열 비판본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오브리 스튜어트의 영어 번역(1889)은 뜻을 확인하는 대조에만 썼고, 영어 번역이 라틴어와 다르게 읽은 자리에서는 라틴어 문법을 따랐습니다.
편의 차례는 『대화편』을 전하는 사본의 차례(제1권 「섭리에 관하여」부터 제12권 「어머니 헬비아에게 보내는 위로」까지)를 따르고, 그 뒤에 「관용에 관하여」 두 권을 두었습니다. 문단 앞의 굵은 숫자는 오늘날 널리 쓰는 장 번호입니다. 장 안의 절 번호는 싣지 않았습니다. 저본의 문단 나눔은 한 문단도 합치거나 쪼개지 않았고, 「관용에 관하여」 제1권 첫머리의 권 표시만 제목과 겹쳐 따로 싣지 않았습니다.
원문이 상한 곳
「여가에 관하여」와 「폴리비우스에게 보내는 위로」는 앞부분이, 「행복한 삶에 관하여」와 「여가에 관하여」와 「관용에 관하여」 제2권은 끝부분이 전하지 않습니다. 이런 자리와 문장 중간에 빠진 자리는 「〈…〉」로 표시했습니다. 편집자가 보충한 낱말은 넣어 읽고 따로 표시하지 않았으며, 편집자가 지우자고 한 낱말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글자가 상해 읽기가 갈리는 자리는 가장 그럴듯한 뜻으로 옮기고, 뜻을 짐작으로 메운 곳만 각주에 밝혔습니다. 저본 전자 텍스트의 단순한 오자는 바로잡아 옮겼습니다. 「분노에 관하여」 제1권 2장 뒤의 빈자리는 비판본을 따라, 이 글을 인용한 후대 저자 둘(브라가의 마르티누스, 락탄티우스)의 대목으로 메우고 「〔단편: …〕」으로 표시했습니다.
말의 등급
세네카의 글은 모두 한 사람에게 써 보낸 글입니다. 그래서 받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편마다 말의 등급을 달리했고, 한 편 안에서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 하게체: 「섭리에 관하여」(아끼는 벗 루킬리우스에게), 「현자의 의연함에 관하여」 「여가에 관하여」 「마음의 평정에 관하여」(젊은 벗 세레누스에게). 「마음의 평정에 관하여」 1장은 세레누스가 세네카에게 털어놓는 글이라 합쇼체입니다.
- 합쇼체: 「분노에 관하여」 세 권과 「행복한 삶에 관하여」(형 노바투스, 뒷날의 갈리오에게), 「마르키아에게 보내는 위로」(마르키아 부인에게), 「인생의 짧음에 관하여」(파울리누스 공에게), 「폴리비우스에게 보내는 위로」(폴리비우스 공에게), 「어머니 헬비아에게 보내는 위로」(어머니께), 「관용에 관하여」(황제 네로에게. 부르는 말은 「폐하」).
글 속에 끼어드는 가상의 반론자는 편과 상관없이 따옴표 안에서 문어체 하다체로 말합니다. 신과 자연과 운이 사람에게 하는 말, 사람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은 해라체로 옮겼습니다.
이름과 낱말
- 세네카는 황제 칼리굴라를 늘 본명 「가이우스」 또는 「가이우스 카이사르」로 부릅니다. 이 번역에서는 널리 알려진 별명 칼리굴라로 적고 편마다 처음 나오는 자리의 각주에 원문 이름을 밝혔습니다. 이름 자체가 일화의 핵심인 「현자의 의연함에 관하여」 18장만 원문의 이름을 살렸습니다.
- 「카이사르」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에게만 썼습니다. 그때그때의 황제를 가리키는 카이사르는 「황제」로 옮기고(「폴리비우스에게 보내는 위로」의 황제는 클라우디우스), 네로를 부르는 카이사르는 「폐하」로 옮겼습니다.
- 사람 이름은 에테르 라이브러리 총서의 표기 원칙에 따라 그리스 사람은 그리스어 형태(크리시포스, 데메트리오스), 로마 사람은 라틴어 형태(루틸리우스, 섹스티우스)로 적고, 널리 굳은 표기가 있으면 그것을 따랐습니다.
- 세네카가 일부러 갈라 쓴 말은 책 전체에서 한 가지로만 옮겼습니다. 포르투나(fortuna)는 운, 파툼(fatum)은 운명, 카수스(casus)는 우연입니다. 이라(ira)는 분노, 화를 잘 내는 성향인 이라쿤디아(iracundia)는 성마름입니다. 이니우리아(iniuria)는 불의, 콘투멜리아(contumelia)는 모욕입니다. 클레멘티아(clementia)는 관용, 미세리코르디아(misericordia)는 연민, 베니아(venia)는 용서입니다. 아니무스(animus)는 마음이고, 몸을 떠나는 불멸의 것을 말할 때만 영혼으로 옮겼습니다.
- 이런 낱말과 우리말로 뉘앙스를 다 살리기 어려운 핵심어는 편마다 처음 나오는 자리에 라틴어를 괄호 안에 적었습니다.
각주와 시구
- 각주 241개는 모두 옮긴이가 붙였습니다. 편마다 따로 읽힐 수 있도록 사람과 사건과 제도는 편마다 처음 나오는 자리에 달았고, 여러 편에 나오는 사람은 처음에 자세히, 뒤에는 짧게 적었습니다. 인용한 시구와 격언의 출처, 원문이 상한 자리, 우리말로 살리기 어려운 말놀이도 밝혔습니다. 스토아 철학의 해설은 달지 않았습니다.
- 시구만으로 된 문단은 원래의 시행대로 행을 갈라 실었습니다. 같은 시구가 두 번 인용된 자리(「마르키아에게 보내는 위로」 9장과 「마음의 평정에 관하여」 11장의 푸블릴리우스)는 글자 하나 다르지 않게 맞추었습니다.
- 원문의 줄표는 쓰지 않고 문장을 나누거나 쉼표와 괄호로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