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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제2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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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장례를 치른 날 저녁, 아가씨와 나는 서재에 앉아서 때로는 우리가 잃은 것을 서글프게 곱씹고(우리 가운데 한 사람은 절망에 빠져서), 때로는 음울한 앞날을 이리저리 짐작해 보았다.

우리는 캐시를 기다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명은 적어도 린턴이 살아 있는 동안만이라도 그레인지에 계속 살아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 것이고, 린턴도 거기 와서 함께 살고 나도 가정부로 남는 것이라고 막 의견을 모은 참이었다. 그것은 바라기에는 너무 좋은 일 같았지만 그래도 나는 바랐고, 내 집과 내 일자리,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우리 아가씨를 지킬 수 있겠다는 기대에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는데, 그때 하인 하나가, 쫓겨났지만 아직 떠나지 않은 하인들 가운데 하나가 허둥지둥 뛰어 들어와서 "그 악마 같은 히스클리프"가 마당을 지나오고 있는데 면전에서 문을 잠가 버릴까요, 하고 물었다.

우리가 미쳐서 그렇게 하라고 일렀더라도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는 문을 두드리거나 이름을 대는 격식도 차리지 않았는데, 주인이었으므로 주인의 특권을 써서 아무 말 없이 곧장 걸어 들어왔다. 그는 우리에게 알리러 온 하인의 목소리를 듣고 서재로 와서 들어오더니, 손짓으로 하인을 내보내고 문을 닫았다.

그 방은 열여덟 해 전 그가 손님으로 안내되어 들어왔던 바로 그 방이었는데, 같은 달이 창으로 비쳐 들었고 같은 가을 풍경이 바깥에 펼쳐져 있었다. 우리는 아직 촛불을 켜지 않았지만 방 안이 다 보였고 벽에 걸린 초상화들까지 보였는데, 린턴 부인의 빼어난 얼굴과 그 남편의 단아한 얼굴이었다. 히스클리프는 난롯가로 걸어갔다. 세월은 그의 모습도 별로 바꾸어 놓지 못했다. 거기 있는 것은 같은 사람이었는데, 검은 얼굴이 조금 더 누렇고 더 차분해졌고, 몸무게가 1스톤이나 2스톤쯤 늘었을까, 그 밖에는 달라진 데가 없었다. 캐시는 그를 보자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에 일어서 있었다.

"멈춰!" 그는 아가씨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더는 달아나지 마! 어디로 가려고? 나는 너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왔으니, 너는 말 잘 듣는 며느리가 되어서 내 아들을 부추겨 또 말을 안 듣게 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그 일에서 그 녀석이 한 짓을 알았을 때 어떻게 벌을 줘야 할지 난감했는데, 그 녀석은 거미줄 같아서 한 번만 꼬집어도 없어져 버릴 테니까, 하지만 그 녀석 얼굴을 보면 받을 벌은 다 받았다는 걸 알게 될 거다! 그저께 저녁에 그 녀석을 아래층으로 데리고 내려와서 의자에 앉혀만 놓고 그 뒤로는 손끝 하나 대지 않았어. 헤어턴은 내보냈으니 방에는 우리 둘뿐이었지. 두 시간 뒤에 조지프를 불러서 그 녀석을 다시 위층으로 데려가게 했는데, 그 뒤로는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유령이 나타난 것만큼이나 그 녀석 신경에 세게 먹혀서, 내가 가까이 있지 않을 때도 그 녀석은 나를 자주 보는 모양이야. 헤어턴 말로는 그 녀석이 밤에 깨어나서 몇 시간이고 비명을 질러 대며 나한테서 지켜 달라고 너를 부른다는군, 그러니 그 귀한 짝을 좋아하든 말든 너는 와야 해. 이제 그 녀석은 네 몫이니, 그 녀석에게 걸린 내 몫은 몽땅 너한테 넘기마."

"캐시 아가씨를 여기 그냥 있게 하고 린턴 도련님을 이리 보내면 어때요?" 내가 애원했다. "두 사람을 다 미워하시니 없어도 아쉽지 않으실 거예요. 그 사람들은 나리의 인정머리 없는 마음에 날마다 골칫거리밖에 될 수가 없잖아요."

"나는 그레인지에 세입자를 들일 생각이야." 그가 대답했다. "그리고 물론 내 자식들은 내 곁에 두고 싶지. 게다가 저 계집애는 제가 먹는 빵값으로 나한테 일을 해 줘야 해. 린턴이 죽은 뒤에 저 아이를 사치와 게으름 속에서 길러 줄 생각은 없어. 자, 서둘러 채비를 해. 억지로 끌고 가게 만들지 말고."

"갈게요." 캐시가 말했다. "나한테는 이 세상에서 사랑할 사람이 린턴밖에 없고, 당신은 린턴이 나를 미워하고 내가 린턴을 미워하게 만들려고 할 수 있는 건 다 했지만, 우리가 서로 미워하게 만들 수는 없어요. 그리고 내가 곁에 있을 때 린턴을 해칠 테면 해쳐 보고, 나를 겁줄 테면 겁줘 보세요!"

"큰소리치는 투사로군." 히스클리프가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그 녀석을 해칠 만큼 너를 좋아하지는 않으니, 그 괴로움이 이어지는 동안 너는 그걸 고스란히 누리게 될 거다. 그 녀석을 너한테 미운 놈으로 만드는 건 내가 아니라 그 녀석의 그 고운 마음씨야. 그 녀석은 네가 자기를 버리고 간 일과 그 뒤에 벌어진 일 때문에 쓸개즙처럼 쓰디쓴 마음이 되어 있으니, 그 갸륵한 헌신에 고맙다는 말은 기대하지 마. 그 녀석이 나만큼 힘이 세다면 무슨 짓을 하겠다고 질라한테 재미난 그림을 그려 보이는 걸 들었는데, 마음은 벌써 그쪽으로 기울어 있으니, 바로 그 허약함이 꾀를 날카롭게 갈아서 힘 대신 쓸 것을 찾아낼 거다."

"린턴의 성품이 나쁘다는 건 알아요." 캐시가 말했다. "당신 아들이니까요. 하지만 나는 그걸 용서할 만큼 더 나은 성품을 가져서 기뻐요. 그리고 린턴이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아니까 그래서 나도 린턴을 사랑해요. 히스클리프 씨, 당신에게는 당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 당신이 우리를 아무리 비참하게 만들어도 우리는 당신의 잔인함이 당신이 우리보다 더 비참한 데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여전히 복수할 수 있어요. 당신은 비참하지요, 안 그래요? 악마처럼 외롭고, 악마처럼 남을 시샘하지요? 아무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당신이 죽어도 아무도 울어 주지 않을 거예요! 나는 당신 같은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요!"

캐시는 일종의 쓸쓸한 승리감에 차서 말했는데, 장차 함께 살 식구들의 기질에 기꺼이 물들어서 원수의 슬픔에서 기쁨을 얻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거기 1분만 더 서 있으면 곧 네 꼴이 서러워질 거다." 시아버지가 말했다. "썩 꺼져, 마녀 같으니, 가서 짐이나 챙겨!"

아가씨는 경멸하듯 물러갔다. 아가씨가 없는 사이 나는 하이츠의 질라 자리를 내게 달라고 빌기 시작했고, 내 자리는 질라에게 넘겨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나더러 입을 다물라고 하더니, 그제야 처음으로 방 안을 한번 둘러보고 초상화들을 바라보았다. 린턴 부인의 초상화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나서 그가 말했다. "저건 집에 가져가야겠어.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는 갑자기 불 쪽으로 몸을 돌리고 말을 이었는데, 그 얼굴에 떠오른 것은 더 나은 말이 없으니 미소라고 부를 수밖에 없겠다. "어제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말해 주지! 린턴의 무덤을 파던 교회지기한테 그 사람 관 뚜껑 위의 흙을 걷어 내게 하고 관을 열었어. 그 얼굴을 다시 보았을 때, 한순간은 차라리 거기 머물러 버릴까 생각했어. 아직도 그 사람 얼굴 그대로였어! 교회지기가 나를 떼어 내느라 애를 먹었지만, 바람이 닿으면 얼굴이 변할 거라고 해서 나는 관 한쪽 옆판을 헐겁게 떼어 놓고 다시 덮었어, 린턴 쪽 옆판은 아니고, 빌어먹을 놈! 그놈은 납으로 땜질해서 봉해 버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내가 거기 묻히면 그 옆판을 빼내고 내 관 옆판도 빼내 달라고 교회지기한테 돈을 주었고 내 관도 그렇게 짜게 할 테니, 린턴이 우리한테 올 무렵에는 누가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하겠지!"

"정말 몹쓸 짓을 하셨네요, 히스클리프 씨!" 내가 외쳤다. "죽은 사람을 어지럽히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셨어요?"

"나는 아무도 어지럽히지 않았어, 넬리." 그가 대답했다. "그리고 내 마음을 조금 편하게 했지. 이제는 훨씬 편해질 거고, 내가 거기 묻히면 너희는 나를 땅속에 붙잡아 둘 가망이 더 커질 거다. 그 사람을 어지럽혔다고? 아니야! 그 사람이 나를 어지럽혔지, 밤이고 낮이고 열여덟 해 동안 쉬지 않고, 사정없이, 어젯밤까지, 그리고 어젯밤에야 나는 평온했어. 나는 그 잠든 사람 곁에서 마지막 잠을 자는 꿈을 꾸었어, 심장은 멎고 내 뺨은 그 사람 뺨에 닿은 채로 얼어붙어서."

"그런데 그분이 흙으로 녹아 버렸거나 그보다 더 흉하게 변해 있었다면, 그때는 무슨 꿈을 꾸셨을까요?" 내가 말했다.

"그 사람과 함께 녹아서 더 행복해지는 꿈이지!" 그가 대답했다. "내가 그런 변화를 두려워할 것 같아? 뚜껑을 들어 올릴 때 그렇게 변해 있을 거라고 각오했지만, 내가 함께 나눌 때까지 그 변화가 시작되지 않는 편이 더 좋아. 게다가 감정이 다 빠져나간 그 얼굴을 또렷이 보지 않았더라면 그 이상한 느낌은 좀처럼 걷히지 않았을 거다. 그건 묘하게 시작됐어. 그 사람이 죽은 뒤에 내가 미쳐 날뛰었다는 건 너도 알지. 새벽부터 새벽까지 끝도 없이, 그 영혼을 나한테 돌려 달라고 그 사람에게 빌었다는 것도! 나는 유령을 굳게 믿어. 유령이 우리 가운데 있을 수 있고, 실제로 있다고 확신해! 그 사람을 묻던 날 눈이 내렸어. 저녁에 나는 교회 묘지에 갔지. 겨울처럼 바람이 매섭게 불었고 사방이 쓸쓸했어. 그 사람의 그 바보 같은 남편이 그렇게 늦게 골짜기를 올라 헤매고 다닐 리는 없었고, 그 밖에는 누구도 거기 올 일이 없었지. 혼자였고, 헐거운 흙 2야드가 우리 사이를 막는 단 하나뿐인 장벽이라는 걸 알았으니, 나는 속으로 말했어. '그 사람을 다시 내 품에 안을 거야! 차갑다면 나를 얼게 하는 게 이 북풍이라고 생각할 거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잠든 거라고 생각할 거야.' 나는 연장 넣어 두는 헛간에서 삽을 가져와 있는 힘을 다해 파기 시작했고, 삽이 관에 긁혔고, 나는 맨손으로 덤벼들었고, 나사못 언저리에서 나무가 갈라지기 시작했고, 이제 막 바라던 것을 손에 넣으려는 참이었는데, 그때 누군가 위에서, 무덤 바로 가장자리에서 몸을 굽히고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어. '이것만 떼어 낼 수 있다면,' 나는 중얼거렸지. '사람들이 우리 둘 위에 흙을 퍼 덮어도 좋아!' 그리고 나는 더 필사적으로 관을 비틀어 젖혔어. 또 한숨 소리가 났는데, 이번에는 바로 내 귓가였어. 그 따뜻한 숨결이 진눈깨비 실은 바람을 밀어내는 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 피와 살을 가진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곁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나는 알았지만, 어둠 속에서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어떤 단단한 물체가 다가오는 걸 틀림없이 느끼듯이, 그만큼 틀림없이 나는 캐서린이 거기 있다는 걸 느꼈어, 내 밑이 아니라 땅 위에. 갑자기 마음이 탁 놓이는 느낌이 가슴에서 온몸 구석구석으로 흘러 퍼졌어. 나는 그 고통스러운 일을 그만두고 곧바로 위안을 얻어 돌아섰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위안을 얻어서. 그 사람이 나와 함께 있었어. 내가 무덤을 다시 메우는 동안에도 곁에 있었고,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었어. 웃고 싶으면 웃어. 하지만 나는 집에 가면 거기서 그 사람을 보게 될 거라고 확신했어. 그 사람이 나와 함께 있다고 확신했고, 그 사람한테 말을 걸지 않을 수가 없었어. 하이츠에 닿자 나는 애타게 문으로 달려갔어. 문은 잠겨 있었고, 기억하기로는 그 저주받을 언쇼와 내 아내가 나를 못 들어오게 막았어. 멈춰 서서 언쇼를 걷어차 숨이 넘어가게 만들고는 서둘러 위층으로, 내 방이자 그 사람 방으로 올라간 게 기억나. 나는 조바심을 치며 둘러보았고, 그 사람이 곁에 있는 게 느껴졌고 거의 보일 것 같았는데, 그래도 보이지 않았어! 그때 나는 피땀을 흘렸어야 했어, 그리움에 몸부림치며, 단 한 번만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그토록 간절히 빌었으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어. 살아 있을 때 자주 그랬듯이 그 사람은 나한테 악마처럼 굴었어! 그리고 그 뒤로 어떤 때는 더하고 어떤 때는 덜하게, 나는 그 견딜 수 없는 고문의 노리개가 되어 왔어! 지옥 같은 고문이었지! 내 신경을 그토록 팽팽하게 당겨 놓았으니, 양 창자로 꼰 줄처럼 질기지 않았다면 내 신경은 벌써 오래전에 늘어져서 린턴의 신경만큼 약해졌을 거다. 헤어턴하고 큰방에 앉아 있으면 밖에 나가기만 하면 그 사람을 만날 것만 같았고, 황야를 걷고 있으면 그 사람이 집에 들어오는 걸 만날 것만 같았어. 집을 떠나 있으면 서둘러 돌아왔지. 그 사람은 하이츠 어딘가에 틀림없이 있다고 확신했으니까! 그리고 그 사람 방에서 자려고 하면, 나는 거기서 쫓겨났어. 거기 누워 있을 수가 없었어, 눈을 감기만 하면 그 사람이 창밖에 있거나, 판자를 밀어 열거나, 방으로 들어오거나, 아니면 어릴 적에 그랬듯이 그 사랑스러운 머리를 같은 베개에 누이기까지 해서, 나는 눈을 떠서 봐야만 했어. 그래서 하룻밤에도 백 번씩 눈을 떴다 감았다 했지만 번번이 헛일이었어! 그게 나를 갈기갈기 찢어 놓았어! 나는 자주 소리 내어 신음했는데, 그 늙은 악당 조지프는 틀림없이 내 양심이 내 속에서 마귀 노릇을 한다고 믿었을 거다. 이제 그 사람을 보았으니 나는 마음이 가라앉았어, 조금은. 그건 참 이상하게 사람을 죽이는 방법이었어. 한 치씩도 아니고 머리카락 한 올의 몇 분의 일씩, 열여덟 해 동안 희망의 허깨비로 나를 꾀어 가며 죽이다니!"

히스클리프 씨는 말을 멈추고 이마를 훔쳤다. 머리카락이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고, 눈은 벌건 잉걸불에 박혀 있었는데, 눈썹은 찌푸려 있지 않고 관자놀이 쪽으로 치켜 올라가 있어서 험상궂은 얼굴빛은 덜했지만, 이상하게 괴로워 보이는 표정과 한 가지 일에 온 마음을 빼앗겨 정신이 고통스럽게 팽팽히 당겨진 모습이 드러났다. 그는 나한테 반쯤만 말을 걸고 있었고 나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그가 그런 말을 하는 걸 듣고 싶지 않았다! 잠시 뒤 그는 다시 초상화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더니, 초상화를 떼어 내서 더 잘 들여다보려고 소파에 기대 세워 놓았는데, 그러고 있는 사이에 캐시가 들어와서 조랑말에 안장만 얹으면 떠날 채비가 다 되었다고 알렸다.

"저건 내일 보내." 히스클리프가 나한테 말하더니 아가씨 쪽으로 돌아서서 덧붙였다. "조랑말은 없어도 돼, 날씨가 좋은 저녁이고 워더링 하이츠에서는 조랑말이 필요 없을 거다, 네가 어디를 다니든 네 발이면 충분할 테니까. 가자."

"잘 있어, 엘렌!" 사랑하는 우리 작은 아가씨가 속삭였다. 아가씨가 나에게 입을 맞추는데 그 입술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나를 보러 와, 엘렌. 잊지 마."

"그런 짓은 하지 않도록 조심해, 딘 부인!" 아가씨의 새 아버지가 말했다. "너한테 할 말이 있으면 내가 이리 올 거다. 우리 집에 와서 엿보고 다니는 건 질색이야!"

그가 앞장서라고 손짓하자, 아가씨는 내 가슴을 에는 눈길을 돌려 보내고는 그 말을 따랐다. 나는 창가에서 두 사람이 정원을 걸어 내려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히스클리프는 캐시의 팔을 제 팔 밑에 단단히 끼었는데, 처음에는 아가씨가 분명히 뿌리치려 했지만, 그는 성큼성큼 걸어 아가씨를 재촉해서 나무들이 두 사람을 가려 버리는 오솔길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