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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 QuixoteTransl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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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본에 관하여

이 책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의 《돈키호테》 두 부, 곧 1605년에 나온 제1부 『기발한 시골 귀족 라만차의 돈키호테(El ingenioso hidalgo don Quijote de la Mancha)』와 1615년에 나온 제2부 『기발한 기사 라만차의 돈키호테 제2부(Segunda parte del ingenioso caballero don Quijote de la Mancha)』를 스페인어 원전에서 직접 옮긴 완역본입니다. 영어 번역을 거치지 않았습니다(단 한 곳의 예외는 아래 「저본에 빠진 소네트」에 적었습니다).

저본은 1999년에 처음 공개되고 2010년에 고쳐진 퍼블릭도메인 스페인어 전자 텍스트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이 입력하고 교정한 본문인데, 어느 학술판을 옮겨 적었는지는 텍스트 어디에도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저희도 그 근거 판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본문을 살펴보면 강세 부호와 구두점, 대문자는 현대식으로 고쳤으나 낱말의 꼴은 17세기 철자를 상당 부분 그대로 둔(agora, mesmo, ansí, priesa 같은) 반쯤 현대화한 본문이고, 1605년 제1부를 네 「편」으로 나눈 머리가 남아 있습니다.

존 오름스비(John Ormsby)의 1885년 영역본은 뜻이 갈리는 자리를 확인하는 대조용으로만 보았습니다. 오름스비가 영국식으로 바꾼 화폐와 호칭, 줄이거나 잘게 나눈 문단은 따르지 않았습니다.

두 부의 첫머리에 실린 법정 앞부분(정가 증명, 오식 증명, 국왕의 특허장, 제2부의 인가 세 편)도 옮겼습니다. 책값과 날짜가 적힌 이 짧은 공문서들이 1605년과 1615년 초판의 일부이고, 제2부 인가 셋째 편에는 프랑스 사신들이 세르반테스의 안부를 묻는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본문보다 작은 글자로 짰습니다. 제2부의 서문과 헌사는 저본의 순서대로 서문을 앞에 두었습니다.

문단과 짜임

원문의 문단은 모두 5,028개입니다. 원문 한 문단을 번역 한 문단으로 옮겼고, 시는 연과 행의 수까지 원문과 같게 했습니다. 소네트는 열네 행입니다.

다만 저본이 문장 한가운데서 문단을 끊어 놓은 여덟 자리(제1부 제7장, 제44장, 제49장, 제50장, 제2부 제18장, 제23장, 제26장 두 곳)는 전자 텍스트로 옮겨 적다 생긴 끊김으로 보고 이 책에서 한 문단으로 이었습니다. 문장 안에 시 한두 행이 끼어 있던 자리는 행 사이를 「 / 」로 표시해 문단 안에 두었습니다. 반면 인물이 말하는 도중에 노래나 라틴어 한 줄이 따로 떨어져 있는 자리는 인용한 시를 따로 세운 것으로 보아 저본의 문단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문단은 5,018개입니다.

제1부는 1605년판대로 네 편으로 나뉩니다(제1~8장, 제9~14장, 제15~27장, 제28~52장). 세르반테스가 제8장 끝에서 이야기를 끊고 제9장에서 「이 이야기의 제1편」을 다시 부르는 것이 이 나눔 때문이므로, 편이 바뀌는 자리마다 구분 쪽을 넣었습니다. 1615년의 「제2부」는 편 없이 제1장부터 제74장까지 이어집니다. 장 번호는 부마다 제1장부터 다시 셉니다.

저본에 빠진 소네트

제1부 맨 끝, 아르가마시야의 학자들이 지었다는 시들 가운데 「부를라도르가 산초 판사에게」 소네트는 저본에 제목과 「소네트」 한 줄만 있고 본문 열네 행이 빠져 있습니다. 1605년판에는 실려 있는 시입니다. 스페인어 본문을 구할 수 없어 오름스비의 영역본에서 옮겨 채웠고, 그 자리에 각주로 밝혔습니다. 이 책에서 영역본을 거쳐 옮긴(중역한) 곳은 이 열네 행뿐입니다.

판본에 따라 읽기가 갈리는 곳

  • 제1부 제27장, 루스신다와 돈 페르난도의 혼인 대목을 저본은 「en disoluble nudo(풀 수 있는 매듭으로)」라고 적었습니다. 널리 읽히는 판들은 이 자리를 「indisoluble(풀 수 없는)」로 읽습니다. 1605년 초판의 글자를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혼인 서약의 문맥에 맞는 통행본의 읽기를 따라 「풀 수 없는 매듭」으로 옮겼습니다.

원문의 착오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세르반테스는 서두르며 썼고 1605년 초판에는 이름과 날짜가 어긋나는 곳이 여럿 있습니다. 그 가운데 몇은 제2부에서 작중 인물들이 직접 들추어 농담거리로 삼습니다. 그래서 원문의 착오를 고치지 않았고 각주로 지적하지도 않았습니다. 제1부 제23장에서 도둑맞은 산초의 잿빛 당나귀가 그 뒤에도 나오는 것, 산초 아내의 이름이 테레사 판사, 후아나 구티에레스, 마리 구티에레스, 테레사 카스카호로 흔들리는 것, 제10장 제목의 「양구에스 사람들」, 카르데니오가 도로테아를 「테오도라」라고 부르는 것 들이 그렇습니다. 기억이 어긋난 듯한 인용(제2부 제60장의 「오시리스」 같은 것)도 원문의 꼴을 따랐습니다.

서술의 층

《돈키호테》에는 이야기하는 사람이 여럿 겹쳐 있습니다. 라만차의 고문서를 뒤지는 「두 번째 작가」, 그가 톨레도 시장에서 찾아낸 아랍의 역사가 시데 아메테 베넹헬리의 원고, 그 아랍어 원고를 스페인어로 옮겼다는 모리스코 번역자, 서문의 세르반테스 자신. 「이야기는 전한다」, 「…라고들 한다」, 「이 이야기를 옮긴 사람은 말한다」 같은 출처 표지가 이 소설의 장치이므로 하나도 빼지 않았습니다. 번역자가 본문 안에서 하는 곁말은 우리 각주가 아니라 원문의 일부입니다.

말투에 관하여

  • 서술은 해라체 과거형으로 옮겼습니다. 서술자가 독자에게 직접 하는 말과 격언만 현재형입니다.
  • 돈키호테에게는 두 목소리가 있습니다. 모험 앞에서, 거인과 기사와 귀부인 앞에서, 둘시네아를 부를 때 그는 기사 소설의 옛 말투를 흉내 냅니다. 이 「기사 모드」는 하오체에 「-노라」, 「-도다」, 「-느니라」, 「-리라」, 「-ㄹ지어다」, 「-소서」, 「-나이다」 같은 예스러운 어미를 섞어 옮겼습니다. 기사도 밖의 화제(황금시대 연설, 무예와 학문 연설, 문학론, 산초에게 주는 충고)에서 그는 명석한 시골 귀족으로 돌아가고, 말투도 예스러운 어미 없이 차분해집니다. 임종 자리의 「선한 사람 알론소 키하노」는 옛 말투를 하나도 쓰지 않습니다.
  • 돈키호테는 산초에게 해라체로, 객줏집 주인이나 신부, 이발사, 낯선 사람들에게 하오체로 말합니다. 산초는 주인에게 「나리」라 부르며 해요체로 말하고, 정색할 때 합쇼체로 올립니다. 산초는 시골 사람이지 어느 지방 사투리를 쓰는 사람이 아니므로 방언은 쓰지 않았고, 「-습죠」, 「-습니다요」, 「쇤네」 같은 촌스러운 꼴만 드물게 섞었습니다.
  • 두 서문에서 세르반테스가 독자에게 하는 말은 하게체(「한가한 독자여」, 「자네」)로, 헌사는 합쇼체로, 국왕의 특허장은 「짐」으로 시작하는 칙서체로 옮겼습니다.
  • 원문의 2인칭(tú, vos, vuestra merced)이 바뀌는 자리에서만 말투를 바꾸었습니다. 제2부에서 테레사가 남편을 vos로 부르는 자리처럼 원문이 바꾼 곳은 그대로 따랐습니다. 다만 포로 이야기의 아랍어와 링구아 프랑카(지중해의 잡탕 말) 대화에서 쓰이는 tú는 그 말의 문법일 뿐 친밀함이나 하대의 표시가 아니므로 하오체로 올렸습니다.

이름과 낱말

  • 이름은 스페인어 외래어 표기법을 따랐습니다. 「돈키호테」는 한 낱말로 쓰고, 시나 호격에서 don이 빠지면 「키호테」라고 적었습니다. 기사의 지명 별호는 「라만차의 돈키호테」, 「가울라의 아마디스」처럼 「X의 Y」로 옮겼으나, 돈키호테의 마음의 귀부인만은 한국 독자에게 익은 「둘시네아 델 토보소」로 적었습니다.
  • hidalgo는 「시골 귀족」, caballero andante는 「편력 기사」, venta는 「객줏집」, escudero는 「종자」, el cura는 「신부」로 옮겼습니다. 혼례 장면에서만 cura를 「본당 신부」라고 해 신부(新婦)와 가렸습니다. 산초가 늘 꿈꾸는 ínsula는 첫 자리에만 원어를 밝히고 「섬」으로 옮겼습니다.
  • 제1부에 끼어 있는 소설 「El curioso impertinente」는 『주제넘은 호기심』으로 옮겼습니다. 1614년에 아베야네다라는 이름으로 나온 가짜 속편은 『라만차의 돈키호테 제2부』로, 그 작가는 작중의 말대로 「아라곤 작가」로 적었습니다(표제지를 통째로 인용하는 제2부 제62장만 『기발한 시골 귀족 라만차의 돈키호테 제2부』).

속담과 말장난

  • 산초의 속담은 원문의 그림(당나귀, 빵, 느릅나무와 배)을 살려 우리말 격언의 꼴로 옮겼습니다. 같은 그림의 한국 속담이 이미 있을 때만 그 꼴을 빌렸고, 뜻이 비슷하다고 한국 속담으로 갈아 끼우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속담이 다시 나오면 같은 글자로 옮겼습니다. 속담에는 각주를 달지 않았습니다.
  • 산초가 어려운 말을 틀리게 하는 자리는 같은 종류로 틀린 우리말로 옮겼고, 이름을 틀리는 자리(맘브리노 → 말란드리노, 시데 아메테 베넹헬리 → 시데 아메테 베렌헤나)는 틀린 꼴을 소리대로 적었습니다. 세르반테스의 낱말 놀이는 우리말로 살릴 수 있으면 살리고, 안 되면 원어를 괄호에 밝혔습니다.

그 밖의 것

  • 라틴어와 이탈리아어 인용은 우리말로 옮기고 원문을 괄호에 함께 적었습니다. 성경 구절은 개역한글 문구를 따랐습니다.
  • 옮긴이 주는 71개입니다. 화폐(마라베디, 레알, 두카도, 에스쿠도)와 거리(레과, 약 5.5킬로미터)가 처음 나올 때, 본문만으로는 통하지 않는 실존 인물과 작품, 우리말로 살지 않는 낱말 놀이에만 달았습니다. 기사 소설의 줄거리, 인물의 심리, 풍자의 뜻은 풀지 않았습니다.
  • 수는 한글 수사(「서른 개인지 마흔 개인지」, 「여드레」)로, 연도와 날짜, 금액은 아라비아 숫자(「1604년」, 「290마라베디 반」)로 적었습니다. 원문 대사의 줄표는 큰따옴표로, 대사 안의 인용은 작은따옴표로 바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