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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제50장 시녀 부인을 매질하고 돈키호테를 꼬집고 할퀸 마법사들과 형리들이 누구였는지 밝히고, 산초 판사의 아내 테레사 산차에게 편지를 가져간 시동이 겪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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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시녀 부인을 매질하고 돈키호테를 꼬집고 할퀸 마법사들과 형리들이 누구였는지 밝히고, 산초 판사의 아내 테레사 산차에게 편지를 가져간 시동이 겪은 일

이 참된 이야기의 티끌 하나까지 더없이 꼼꼼하게 캐는 시데 아메테는 이렇게 말한다. 도냐 로드리게스가 돈키호테의 방으로 가려고 제 방을 나섰을 때, 함께 자던 다른 시녀 부인 하나가 그 기척을 느꼈다. 시녀 부인이란 모두 알고 깨닫고 냄새 맡기를 좋아하는지라, 그 부인은 어찌나 조용히 뒤를 밟았던지 착한 로드리게스는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리고 그 시녀 부인은 로드리게스가 돈키호테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자마자, 모든 시녀 부인에게 있는 고자질쟁이 버릇이 자기에게도 빠지지 않도록, 도냐 로드리게스가 돈키호테의 방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곧장 자기 마님인 공작 부인에게 일러바치러 갔다.

공작 부인은 그 일을 공작에게 말하고, 자기와 알티시도라가 가서 그 시녀 부인이 돈키호테에게 무슨 볼일이 있는지 보고 오게 해 달라고 허락을 청했다. 공작이 허락하자 두 사람은 아주 조심스럽고 조용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 방문 바로 곁에 섰는데, 어찌나 가까웠던지 안에서 하는 말이 모두 들렸다. 그런데 로드리게스가 공작 부인의 샘구멍들, 그 아랑후에스 정원을 길바닥에 내다 버리듯 떠벌리는 것을 듣자 공작 부인은 참을 수가 없었고, 알티시도라는 더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분이 치밀고 앙갚음할 마음에 차서 방으로 와락 들이닥쳐,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돈키호테를 체처럼 구멍투성이로 만들고 시녀 부인을 두들겨 팼다. 여자의 아름다움과 자부심을 똑바로 겨눈 모욕은 여자들 안에서 분노를 크게 깨우고 앙갚음하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르기 때문이다.

공작 부인이 자기가 겪은 일을 공작에게 이야기하자 공작은 몹시 즐거워했다. 공작 부인은 돈키호테를 놀리며 즐기려는 뜻을 이어 가, 둘시네아의 마법을 푸는 그 연극에서 둘시네아 노릇을 한 시동을, 산초 판사는 통치 일에 매여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그의 아내 테레사 판사에게 보냈다. 남편의 편지와 공작 부인 자신의 편지 한 통, 그리고 선물로 보내는 값진 산호 목걸이 한 줄을 들려서였다.

이야기는 이렇게 전한다. 그 시동은 아주 슬기롭고 눈치가 빨랐는데, 주인 부부를 섬기고 싶은 마음에 아주 기꺼이 산초의 마을로 떠났다. 그는 마을에 들어서기 전에 개울에서 여자들이 여럿 빨래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 마을에 라만차의 돈키호테라는 기사의 종자인 산초 판사라는 사람의 아내 테레사 판사라는 여자가 사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 물음에 빨래를 하던 계집아이 하나가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그 테레사 판사는 우리 엄마고요, 그 산초라는 사람은 우리 아버지고요, 그 기사는 우리 주인 나리예요."

"그럼 이리 오시오, 아가씨." 시동이 말했다. "그대 어머니한테 데려다주시오. 그대 아버지께서 보내신 편지와 선물을 가져왔으니까."

"그건 아주 기꺼이 해 드릴게요, 나리." 계집아이가 대답했다. 열네 살쯤 되어 보였다.

그러고는 빨던 옷을 다른 동무에게 맡기고, 맨다리에 머리가 헝클어진 채 머리도 매만지지 않고 신도 신지 않고 시동의 말 앞으로 뛰어나가 말했다.

"따라오세요, 나리. 우리 집은 마을 들머리에 있고, 엄마도 거기 있어요. 여러 날째 아버지 소식을 못 들어서 몹시 걱정하고 있어요."

"그럼 아주 좋은 소식을 가져왔으니" 시동이 말했다. "하느님께 단단히 감사드려야 할 거요."

마침내 계집아이는 깡충깡충 뛰고 달리고 뜀박질하며 마을에 이르렀고, 집에 들어가기도 전에 문 앞에서 크게 소리쳤다.

"나와 봐, 테레사 엄마, 나와 봐, 나와 봐! 우리 착한 아버지가 보낸 편지랑 다른 것들을 가지고 나리 한 분이 오셨어!"

그 소리에 그 애 어머니 테레사 판사가 삼 부스러기 한 뭉치를 자으며 밖으로 나왔다. 갈색 치마를 입었는데 어찌나 짧은지 남부끄러운 자리에서 싹둑 잘라 낸 것 같았고, 역시 갈색인 작은 조끼에 가슴께를 덮는 속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 늙지는 않았지만 마흔은 넘어 보였는데, 튼튼하고 꼿꼿하고 힘줄이 불거지고 개암처럼 가무잡잡했다. 테레사는 딸과 말을 탄 시동을 보고 딸에게 말했다.

"얘야, 이게 무슨 일이니? 이분은 어떤 나리시니?"

"도냐 테레사 판사 마님의 종입니다." 시동이 대답했다.

그러면서 말에서 뛰어내려 아주 공손하게 테레사 부인 앞에 가서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마님의 손을 주십시오, 도냐 테레사 마님. 바라타리아 섬의 정식 통치자이신 돈 산초 판사 나리의 정식 부인이자 단 한 분뿐인 부인이시니까요."

"아이고, 나리, 비키세요. 그러지 마세요." 테레사가 대답했다. "저는 대갓집 사람이 전혀 아니에요. 흙덩이나 부수는 사람의 딸이고, 어느 통치자가 아니라 편력하는 종자의 마누라인 가난한 농사꾼 여편네예요!"

"마님께서는" 시동이 대답했다. "더없이 훌륭하신 통치자의 더없이 훌륭하신 부인이십니다. 이 말이 참말이라는 증거로 이 편지와 이 선물을 받으십시오."

그러고는 곧 주머니에서 금으로 끝을 장식한 산호 목걸이 한 줄을 꺼내 테레사의 목에 걸어 주며 말했다.

"이 편지는 통치자 나리께서 보내신 것이고, 제가 가져온 다른 편지 한 통과 이 산호 목걸이는 저를 마님께 보내신 공작 부인 마님께서 보내신 것입니다."

테레사는 어안이 벙벙해졌고 딸도 마찬가지였다. 계집아이가 말했다.

"우리 주인 나리 돈키호테가 이 근처 어디 계시는 게 아니라면 나를 죽여도 좋아요. 그 나리가 그렇게 여러 번 약속하신 통치인지 백작령인지를 아버지한테 주신 게 틀림없어요."

"그렇습니다." 시동이 대답했다. "돈키호테 나리를 보아서 산초 나리는 지금 바라타리아 섬의 통치자가 되셨습니다. 이 편지를 보시면 아실 겁니다."

"나리, 그 편지를 저한테 읽어 주세요." 테레사가 말했다. "저는 실은 자을 줄 알아도 글은 눈곱만큼도 읽을 줄 모르거든요."

"나도 못 읽어요." 산치카가 덧붙였다. "하지만 여기서 기다리세요. 내가 읽어 줄 사람을 불러올게요. 신부님이든 삼손 카라스코 학사님이든. 아버지 소식을 듣고 싶어서 아주 기꺼이 오실 거예요."

"아무도 부를 것 없소. 나는 실은 자을 줄은 몰라도 읽을 줄은 아니까 내가 읽겠소."

그래서 시동은 편지를 모두 읽어 주었는데, 그 편지는 이미 앞에서 이야기했으므로 여기 싣지 않는다. 그다음에 그는 공작 부인의 편지를 꺼냈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벗 테레사에게

자네 남편 산초의 착한 마음씨와 재주가 훌륭해서 나는 내 남편 공작께 그분이 가진 많은 섬 가운데 하나의 통치를 그에게 주시라고 청하지 않을 수 없었네. 소식을 들으니 그는 매처럼 날쌔게 다스린다고 하니 나는 몹시 흡족하고, 내 주인 공작께서도 그러하시네. 그래서 그를 그 통치에 고른 일이 잘못되지 않았으니 하늘에 크게 감사드리네. 테레사 부인이 알아 두었으면 하는데, 세상에서 좋은 통치자를 찾기란 어려운 일일세. 하느님께서 나를, 산초가 다스리는 만큼만 훌륭하게 해 주시기를.

내 사랑하는 벗, 금으로 끝을 장식한 산호 목걸이 한 줄을 보내네. 동양의 진주 목걸이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너에게 뼈다귀를 주는 사람은 네가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가 서로 알고 사귈 때가 오겠지. 하느님께서 어찌 될지 아시겠지. 자네 딸 산치카에게 내 안부를 전해 주고, 내 대신 채비를 하라고 일러 주게. 그 애가 생각지도 않을 때 높은 집에 시집보낼 생각이니까.

그 마을에는 도토리가 굵다고 들었네. 두 다스쯤 보내 주게. 자네 손으로 보내는 것이니 아주 귀히 여기겠네. 그리고 편지를 길게 써서 자네가 잘 지내는지 알려 주게. 무엇이 필요하거든 입만 벙긋하면 되네. 자네 입이 바라는 대로 다 될 테니까. 하느님께서 자네를 지켜 주시기를. 이곳에서.

자네를 무척 아끼는 벗,

공작 부인.

"아이고!" 편지를 다 듣고 나서 테레사가 말했다. "이 얼마나 착하고 소탈하고 겸손한 마님이야! 이런 마님들하고 한 무덤에 묻혔으면 좋겠어요. 이 마을에서 흔히 보는 시골 귀족 마님들 말고요. 그 마님들은 시골 귀족이라는 이유로 바람도 자기를 건드려서는 안 되는 줄 알고, 무슨 여왕님이라도 되는 것처럼 잔뜩 거드름을 피우며 성당에 가요. 농사꾼 여편네를 쳐다보는 것조차 창피하게 여기는 것 같다니까요. 그런데 보세요, 이 착한 마님은 공작 부인이신데도 나를 벗이라고 부르고 나를 자기와 대등한 사람처럼 대해 주시잖아요. 나는 이분이 라만차에서 제일 높은 종탑만큼 높아지시는 걸 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리, 도토리라면 마님께 한 셀레민을 보내 드리겠어요. 어찌나 굵은지 사람들이 구경거리요 볼거리로 보러 올 만한 걸로요. 그리고 산치카, 우선 이 나리를 잘 대접해 드려라. 이 말을 매어 두고, 마구간에서 달걀을 꺼내고, 비계를 넉넉히 썰어서 왕자님처럼 대접해 드리자. 이 나리가 가져오신 좋은 소식과 이 나리의 훤한 얼굴이면 무엇이든 대접받을 만하니까. 그동안 나는 나가서 이웃 여자들에게 우리 기쁜 소식을 알리고, 신부님과 이발사 니콜라스 선생에게도 알려야겠다. 네 아버지와 예나 지금이나 그토록 친한 분들이니까."

"그럴게, 엄마." 산치카가 대답했다. "그런데 그 목걸이 절반은 나 줘야 해. 공작 부인 마님이 그걸 통째로 엄마한테만 보내실 만큼 바보라고는 생각 안 해."

"다 네 거다, 얘야." 테레사가 대답했다. "하지만 며칠만 내 목에 걸고 다니게 해 줘. 정말이지 이걸 걸고 있으니 가슴이 다 기뻐지는 것 같구나."

"이 옷 가방에 든 꾸러미를 보시면" 시동이 말했다. "또 기뻐하실 겁니다. 통치자께서 사냥 갈 때 딱 하루 입으신 아주 고운 나사 옷 한 벌인데, 그걸 몽땅 산치카 아가씨께 보내셨습니다."

"아버지가 천 년이나 사셨으면!" 산치카가 대답했다. "그걸 가져오신 분도 마찬가지로요. 필요하다면 이천 년이라도요."

그러는 사이에 테레사는 편지들을 들고 목걸이를 목에 건 채 집 밖으로 나가서, 편지를 소고처럼 두들기며 가다가 마침 신부와 삼손 카라스코를 만나자 춤을 추며 말하기 시작했다.

"맹세코 이제는 가난한 친척이 없다고요! 우리가 통치를 얻었어요! 아니, 제일 잘난 체하는 시골 귀족 마님이라도 나한테 덤벼 보라지요. 새것처럼 만들어 줄 테니까!"

"이게 무슨 일인가, 테레사 판사? 이게 무슨 미친 짓이고, 그 종이들은 다 무엇인가?"

"미친 짓이라면 다른 게 아니라 이게 공작 부인과 통치자들이 보낸 편지라는 거예요. 그리고 목에 건 이건 진짜 산호고요. 성모송 알과 주님의 기도 알은 두들겨 편 금이에요. 그리고 나는 통치자 마님이고요."

"하느님 말고는 아무도 자네 말을 못 알아듣겠네, 테레사. 무슨 말을 하는지 우리는 모르겠어."

"거기서 보시면 아실 거예요." 테레사가 대답했다.

그러고는 두 사람에게 편지들을 주었다. 신부가 삼손 카라스코에게 들리게 편지를 읽었다. 삼손과 신부는 자기들이 읽은 것에 놀란 듯 서로 쳐다보았다. 학사는 누가 그 편지들을 가져왔느냐고 물었다. 테레사는 자기 집에 같이 가면 심부름 온 사람을 보게 될 거라고, 금빛 소나무 같은 젊은이인데 그만큼 값나가는 선물을 또 하나 가져왔다고 대답했다. 신부는 테레사의 목에서 산호 목걸이를 벗겨 보고 또 보고는 진짜라는 것을 확인하자 다시 놀라며 말했다.

"내가 입은 이 사제복을 걸고 말하지만, 이 편지들과 이 선물들을 두고 무슨 말을 해야 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겠소. 한쪽으로는 이 산호가 진짜라는 걸 보고 만지고 있는데, 다른 쪽으로는 공작 부인이 도토리 두 다스를 보내 달라고 했다는 걸 읽고 있으니 말이오."

"이거 앞뒤를 맞춰 볼 테면 맞춰 보라지!" 그때 카라스코가 말했다. "좋습니다. 이 편지를 가져온 사람을 만나러 갑시다. 그에게서 우리 앞에 놓인 이 수수께끼를 알아봅시다."

그들은 그렇게 했고 테레사도 그들과 함께 돌아갔다. 가 보니 시동은 자기 말에게 먹일 보리를 체로 치고 있었고, 산치카는 시동에게 먹일 음식을 만들려고 달걀 사이에 박을 비계 한 토막을 썰고 있었다. 시동의 풍채와 좋은 옷차림이 두 사람의 마음에 무척 들었다. 서로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 다음 삼손은 그에게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의 소식을 들려 달라고 했다. 산초와 공작 부인 마님의 편지를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리둥절해서 산초의 통치라는 게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고, 더구나 지중해에 있는 섬은 모두, 아니 대부분이 국왕 폐하의 것인데 섬을 다스린다니 더욱 그렇다고 했다. 그 말에 시동이 대답했다.

"산초 판사 나리가 통치자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분이 다스리는 곳이 섬인지 아닌지는 제가 끼어들 일이 아니지만, 집이 천 호가 넘는 고장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도토리 이야기라면, 우리 공작 부인 마님께서는 어찌나 소탈하고 겸손하신지 농사꾼 아낙에게 도토리를 보내 달라고 하시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시동은 이어서, 그분은 이웃 부인에게 빗을 빌려 달라고 사람을 보내시기도 한다고 했다. "여러분께서 아셔야 할 것은, 아라곤의 귀부인들은 지체가 아주 높아도 카스티야의 귀부인들처럼 그렇게 격식을 따지고 콧대가 높지 않다는 겁니다. 사람들을 훨씬 소탈하게 대하지요."

이런 이야기가 한창일 때 산치카가 치마폭에 달걀을 가득 담아 들고 뛰어 들어와 시동에게 물었다.

"말해 줘요, 나리. 우리 아버지가 통치자가 된 뒤로 혹시 끈으로 매는 통바지를 입고 다니세요?"

"그건 눈여겨보지 못했습니다." 시동이 대답했다. "하지만 입고 다니실 게 틀림없습니다."

"아이고, 하느님!" 산치카가 맞받았다. "아버지가 방귀 바지를 입은 꼴은 볼 만하겠네!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버지가 끈으로 매는 통바지 입은 모습을 보고 싶었다니, 이거 참 우습지 않아요?"

"그런 옷을 입은 아버님을 보시게 될 겁니다, 아가씨가 오래 살기만 하면요." 시동이 대답했다. "맹세코, 통치가 두 달만 가도 여행용 두건을 쓰고 다니실 기세입니다."

신부와 학사는 시동이 비꼬아 말한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챘지만, 산호가 진짜이고 산초가 보낸 사냥 옷이 있으니 그 의심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테레사가 벌써 그 옷을 그들에게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산치카의 바람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고, 테레사가 이렇게 말하자 더욱 웃었다.

"신부님, 누구든 마드리드나 톨레도에 가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 주세요. 둥근 버팀테 치마를 하나 사다 달라고요. 반듯하고 온전하고, 유행에 맞고, 있는 것 가운데 가장 좋은 걸로요. 정말이지, 정말이지 나는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내 남편의 통치를 빛내야 하니까요. 그리고 화가 나면 그 궁정에 가서 남들처럼 마차를 굴릴 거예요. 남편이 통치자인 여자라면 마차쯤은 넉넉히 끌고 다니고 부릴 수 있으니까요."

"그럼, 엄마!" 산치카가 말했다. "하느님께서 그게 내일보다 오늘이 되게 해 주시면 좋겠다. 내가 엄마하고 그 마차에 앉아 가는 걸 보고 사람들이 '저것 좀 봐, 저 계집애, 마늘만 처먹던 놈의 딸이 여자 교황이라도 된 것처럼 마차에 앉아 거드름 피우며 가는 꼴 좀 보라지!' 하고 수군대도 상관없어. 저들은 진창이나 밟으라지, 나는 땅에서 발을 들고 내 마차를 타고 다닐 테니까. 세상의 수군대는 사람들은 모두 재수 없는 해, 재수 없는 달이나 맞으라지. 나만 따뜻하면 그만이고 남들은 웃으라지! 내 말이 맞지, 엄마?"

"맞고말고, 얘야!" 테레사가 대답했다. "이런 복은 다, 아니 이보다 더 큰 복도 우리 착한 산초가 나한테 미리 일러 주었단다. 두고 봐라, 얘야, 그이는 나를 백작 부인으로 만들 때까지 멈추지 않을 거다. 무슨 복이든 처음 시작이 중요하거든. 네 착한 아버지가, 그이는 네 아버지인 것처럼 속담들의 아버지이기도 한데, 그이가 여러 번 하는 말을 나도 들었다. 송아지를 주거든 고삐 들고 달려가라. 통치를 주거든 받아라, 백작령을 주거든 움켜쥐어라, 좋은 선물을 두고 '쭈쭈' 하고 부르거든 얼른 챙겨 넣어라. 아니면 잠이나 자라지, 당신들 집 문을 두드리는 행운과 복에 대답도 하지 말고!"

"그러니 사람들이 내가 거드름 피우고 뽐내는 걸 보고 '개가 삼베 바지를 얻어 입더니……' 하고 그 뒷말을 하든 말든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산치카가 덧붙였다.

그 말을 듣고 신부가 말했다.

"판사 집안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몸속에 속담 자루를 하나씩 지니고 태어난 게 아닌가 싶소. 이 집안 사람치고 시도 때도 없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속담을 쏟아 내지 않는 사람을 하나도 보지 못했으니 말이오."

"그건 맞는 말씀입니다." 시동이 말했다. "통치자 산초 나리께서도 걸핏하면 속담을 늘어놓으시는데, 들어맞지 않는 것이 많아도 그래도 재미가 있어서 우리 공작 부인 마님과 공작님께서 무척 칭찬하십니다."

"그대는 아직도" 학사가 말했다. "산초의 통치가 참말이고, 그에게 선물을 보내고 편지를 쓰는 공작 부인이 세상에 있다는 걸 굳게 믿고 있소? 우리는 선물을 만져 보고 편지를 읽어 보았어도 믿기지가 않소. 이것도 우리 고향 사람 돈키호테가 하는 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오. 그 양반은 무엇이든 마법으로 된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그대가 허깨비 사신인지 살과 뼈로 된 사람인지 알아보려고 그대를 만져 보고 더듬어 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을 지경이오."

"여러분, 제가 저에 대해 아는 건 이것뿐입니다." 시동이 대답했다. "저는 참된 사신이고, 산초 판사 나리는 실제 통치자이며, 제 주인이신 공작님 내외분은 그런 통치를 주실 수 있고, 실제로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산초 판사 나리가 거기서 아주 용감하게 처신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에 마법이 있는지 없는지는 여러분끼리 따져 보십시오. 저는 다른 건 모릅니다. 제가 하는 맹세를 걸고, 그러니까 살아 계시고 제가 몹시 사랑하고 아끼는 제 부모님의 목숨을 걸고 말씀드립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학사가 맞받았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도 의심한다(dubitat Augustinus)고 했소."

"의심할 사람은 의심하라지요." 시동이 대답했다. "진실은 제가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진실은 기름이 물 위에 뜨듯 늘 거짓 위에 떠 있기 마련입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말이 아니라 행위를 믿으라(operibus credite, et non verbis)'고 했으니, 여러분 가운데 누구든 저와 함께 가 보십시오. 귀로 듣고 믿지 못하는 것을 눈으로 보시게 될 겁니다."

"그 길은 내가 갈래요." 산치카가 말했다. "나리, 나리 말 엉덩이에 나를 태워 주세요. 아버지를 만나러 아주 기꺼이 갈게요."

"통치자의 따님들은 혼자 길을 나서지 않고 마차와 가마와 많은 시종을 거느리고 다니는 법입니다."

"맹세코" 산차가 대답했다. "나는 마차를 타나 어린 암나귀를 타나 마찬가지예요. 내가 무슨 새침데기인 줄 아세요!"

"입 다물어라, 계집애야." 테레사가 말했다. "너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구나. 이 나리 말씀이 옳다. 때가 그러면 몸가짐도 그래야 하는 법이야. 산초일 때는 산차, 통치자일 때는 마님이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만."

"테레사 부인께서는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많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시동이 말했다. "그런데 저한테 먹을 것을 주시고 곧 보내 주십시오. 오늘 오후에 돌아갈 생각이니까요."

그 말에 신부가 말했다.

"그대는 나한테 와서 고행 삼아 변변찮은 밥이나 함께 드시오. 테레사 부인은 이렇게 훌륭한 손님을 대접할 마음은 있어도 살림살이가 그만 못하니까."

시동은 사양했지만 결국 자기에게 더 나은 쪽이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신부는 그를 기꺼이 데려갔는데, 돈키호테와 그의 무훈에 관해 천천히 물어볼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

학사는 테레사에게 답장을 써 주겠다고 나섰지만, 테레사는 학사가 좀 장난꾸러기라고 여겨서 자기 일에 끼어드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래서 글을 쓸 줄 아는 복사 아이 하나에게 둥근 빵 하나와 달걀 두 개를 주었고, 그 아이는 테레사가 제 머리로 불러 주는 대로 편지 두 통을 써 주었다. 하나는 남편에게, 하나는 공작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였는데, 뒤에서 보게 되겠지만 이 위대한 이야기에 실린 편지들 가운데 가장 못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