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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제65장 고래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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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고래 요리

죽을 운명의 인간이 제 등잔을 먹여 살리는 짐승을 먹고 산다는 것, 그리고 스터브처럼, 말하자면 그 짐승 자신의 불빛 아래서 그것을 먹는다는 것은 너무도 기괴한 일로 보이므로, 그 역사와 철학을 조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기록에 따르면 3세기 전 프랑스에서는 참고래의 혀를 대단한 별미로 쳐서 비싼 값에 팔았다. 또 헨리 8세 때 궁정의 어느 요리사는 바비큐한 돌고래와 함께 먹는 훌륭한 소스를 고안해 두둑한 상을 받았다. 기억하겠지만 돌고래는 고래의 한 종이다. 실로 돌고래는 오늘날까지도 맛있는 먹을거리로 친다. 그 고기를 당구공만 한 완자로 빚어 양념과 향신료를 잘 치면 거북 완자나 송아지 고기 완자로 착각할 만하다. 던펌린의 옛 수도사들은 그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들은 왕실에서 돌고래에 관한 큰 특허권을 받아 두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고래가 그렇게 덩치가 크지만 않다면 적어도 고래를 잡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누구나 고래를 고귀한 요리로 여길 것이다. 그러나 길이가 거의 100피트나 되는 고기 파이 앞에 앉게 되면 입맛이 싹 달아난다. 요즘에는 스터브처럼 더없이 편견 없는 사람만이 고래 요리를 먹는다. 그러나 에스키모들은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 그들이 고래를 먹고 살며, 귀한 옛 빈티지의 오래 묵은 최상급 바다짐승 기름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안다. 그들의 가장 이름난 의사 가운데 하나인 조그란다는 갓난아기에게 지방층 조각을 권하는데, 즙이 아주 많고 영양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다. 오래전에 어떤 영국 사람들이 포경선에서 뜻하지 않게 그린란드에 남겨졌는데, 이 사람들은 지방층에서 기름을 짜내고 물가에 버려둔 고래의 곰팡이 핀 찌꺼기를 먹으며 실제로 몇 달을 살아남았다. 네덜란드 포경선원들 사이에서 이 찌꺼기는 「튀김 과자」라고 불린다. 실제로 그것은 튀김 과자를 많이 닮았다. 갈색에 바삭바삭하며, 갓 만들었을 때는 옛 암스테르담 주부들이 만든 도넛, 곧 올리쿡과 비슷한 냄새가 난다. 그것은 워낙 먹음직해 보여서 아무리 금욕적인 이방인이라도 손을 대지 않고는 못 배긴다.

그러나 고래를 문명화된 요리로서 더욱 깎아내리는 것은 그 지나친 기름기다. 고래는 바다의 거대한 품평회 황소여서, 너무 살쪄서 섬세한 맛이 나지 않는다. 놈의 혹을 보라. 그것이 그토록 단단한 비계 피라미드만 아니라면 들소의 혹(귀한 요리로 친다)만큼 맛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랍 그 자체는 얼마나 부드럽고 크림 같은가. 자란 지 석 달 된 코코넛의 투명하고 반쯤 젤리 같은 하얀 속살 같다. 그러나 버터 대신 쓰기에는 너무도 기름지다. 그런데도 많은 포경선원들은 그것을 다른 무엇에 스며들게 해서 먹는 요령을 안다. 밤에 기름을 짜내는 긴 당직 때면 선원들이 건빵을 거대한 기름 솥에 담가 한동안 거기서 튀기는 것이 흔한 일이다. 나도 그렇게 해서 맛있는 저녁을 여러 번 먹었다.

작은 향유고래의 경우에는 골을 훌륭한 요리로 친다. 두개골이라는 보석함을 도끼로 깨뜨려 열고, 통통하고 희끄무레한 두 엽을 끄집어낸 다음(꼭 큰 푸딩 두 덩이처럼 생겼다), 밀가루와 섞어 더없이 맛깔스러운 요리로 만든다. 그 맛은 송아지 머리 요리와 얼마쯤 비슷한데, 송아지 머리는 몇몇 미식가들 사이에서 꽤 이름난 요리다. 그리고 누구나 알다시피, 미식가들 가운데 몇몇 젊은 멋쟁이들은 송아지 골을 줄곧 먹다 보면 차츰 제 골도 조금 생겨서, 송아지 머리와 제 머리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실로 그것은 보통이 아닌 분별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영리해 보이는 송아지 머리를 앞에 둔 젊은 멋쟁이는 어쩐지 그대가 볼 수 있는 가장 서글픈 광경 가운데 하나다. 그 머리는 「브루투스, 너마저!」 하는 표정으로 그를 원망스러운 듯 바라본다.

뭍사람들이 고래를 먹는 일을 몹시 싫어하는 것은 어쩌면 고래가 지나치게 기름지기 때문만은 아닌지도 모른다. 그것은 아무래도 앞서 말한 생각, 곧 인간이 갓 살해당한 바다의 짐승을 먹고, 그것도 그 짐승 자신의 불빛 아래서 먹는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틀림없이 맨 처음 황소를 죽인 사람은 살인자로 여겨졌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교수형을 당했을 것이다. 그리고 황소들이 그를 재판에 붙였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살인자가 그런 벌을 받아 마땅하다면 그도 틀림없이 마땅했다. 토요일 밤에 고기 시장에 가서, 살아 있는 두 발 짐승 무리가 길게 줄지어 걸린 죽은 네 발 짐승들을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라. 그 광경을 보면 식인종의 턱에서 이빨 하나가 빠지지 않는가? 식인종? 식인종이 아닌 사람이 누구인가? 잘 들어 두라. 다가올 기근에 대비해 깡마른 선교사를 소금에 절여 지하 저장고에 넣어 둔 피지 사람이 차라리 견디기 쉬우리라. 내 말하거니와 심판의 날에는 그 앞날을 내다본 피지 사람 쪽이, 거위를 땅바닥에 못 박아 놓고 그 부풀어 오른 간을 거위 간 파테로 만들어 잔치를 벌이는 그대, 문명화되고 개화된 대식가보다 견디기 쉬우리라.

그런데 스터브는 그 고래를 고래 자신의 불빛 아래서 먹는다, 그렇다고? 그래서 그것은 상처에 모욕을 더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거기 그대의 칼자루를 보라, 그 로스트비프로 식사하는 나의 문명화되고 개화된 대식가여. 그 자루는 무엇으로 만들었는가? 그대가 먹고 있는 바로 그 황소의 형제의 뼈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리고 그 살찐 거위를 먹어 치운 뒤에 그대는 무엇으로 이를 쑤시는가? 같은 새의 깃털로 쑤신다. 그리고 수거위 학대 방지 협회의 총무는 어떤 깃펜으로 회람을 격식 갖춰 썼는가? 그 협회가 강철 펜만 쓰기로 결의한 것은 겨우 지난 한두 달 사이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