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대함대
길고 좁은 믈라카반도는 버마 땅에서 남동쪽으로 뻗어 나가 아시아 전체의 가장 남쪽 끝을 이룬다. 그 반도에서 한 줄로 이어져 수마트라, 자와, 발리, 티모르의 긴 섬들이 뻗어 있다. 이 섬들은 다른 많은 섬과 함께 거대한 방파제, 곧 성벽을 이루어 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길게 잇고, 끊김 없이 길게 펼쳐진 인도양을 빽빽이 흩어진 동방의 여러 군도와 갈라놓는다. 이 성벽에는 배와 고래가 드나들기 좋게 출격문이 여럿 뚫려 있는데,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순다 해협과 믈라카 해협이다. 서쪽에서 중국으로 가는 배들은 주로 순다 해협을 지나 중국 바다로 나온다.
그 좁은 순다 해협은 수마트라와 자와를 가른다. 그리고 그 거대한 섬 성벽의 한가운데에 서서, 뱃사람들에게 자와곶이라 알려진 그 대담한 초록빛 곶을 버팀벽 삼고 있으니, 이 해협은 성벽을 두른 어느 거대한 제국으로 들어가는 한가운데 성문과 적잖이 닮았다. 그리고 그 동방 바다의 천 개 섬을 살찌우는 향료와 비단과 보석과 금과 상아의 무진장한 부를 생각하면, 그런 보물이 바로 땅의 생김새 덕분에, 아무리 소용없다 해도 적어도 모든 것을 움켜쥐려는 서양 세계로부터 지켜지는 듯한 겉모습을 띤다는 것은 자연의 의미심장한 배려처럼 보인다. 순다 해협의 해안에는 지중해와 발트해와 프로폰티스의 어귀를 지키는 그런 위압적인 요새가 없다. 이 동방 사람들은 덴마크 사람들과 달리, 몇 세기 동안 밤낮으로 동방의 가장 값비싼 화물을 싣고 수마트라섬과 자와섬 사이를 지나온 순풍 탄 배들의 끝없는 행렬에게 윗돛을 내려 굽실거리며 경의를 표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의례는 선선히 면제해 주면서도, 더 실속 있는 공물에 대한 요구는 결코 버리지 않는다.
아득한 옛날부터 말레이 사람들의 해적 프라우선은 수마트라의 그늘진 낮은 후미와 작은 섬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해협을 지나는 배들에게 덤벼들어, 창끝을 들이대며 사납게 공물을 요구했다. 유럽 순양함들에게 거듭 피비린내 나는 응징을 당한 탓에 이 해적들의 대담함이 근래에는 얼마쯤 수그러들기는 했다. 그래도 오늘날까지 우리는 이따금 영국과 미국 배들이 그 바다에서 무자비하게 습격당하고 약탈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순풍이 상쾌하게 불어 피쿼드호는 이제 이 해협에 다가가고 있었다. 에이해브는 해협을 지나 자와해로 들어가서, 거기서 향유고래가 여기저기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진 바다를 북쪽으로 누비며 필리핀 제도를 따라 해안 가까이 훑어 내려간 다음, 그곳의 큰 포경 철에 맞추어 먼 일본 해안에 닿을 작정이었다. 이렇게 해서 세계를 일주하는 피쿼드호는 태평양의 적도에 내려가기 전에 세상에 알려진 향유고래 어장을 거의 다 훑게 될 것이었다. 에이해브는 다른 데서는 어디서나 추적에 실패하더라도, 그 적도에서, 곧 모비 딕이 가장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진 바다에서, 그리고 놈이 그 바다에 출몰한다고 가장 그럴듯하게 짐작할 수 있는 철에, 모비 딕과 싸움을 벌이게 되리라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가? 이렇게 띠를 두르듯 지구를 도는 탐색에서 에이해브는 뭍에 한 번도 들르지 않는가? 그의 선원들은 공기를 마시는가? 틀림없이 물을 얻으려고 멈출 것이다. 아니다. 서커스 말처럼 원을 그리며 도는 해는 오래전부터 제 불의 고리 안에서 내달렸고, 제 안에 있는 것 말고는 아무 양식도 필요하지 않다. 에이해브도 그렇다. 포경선에 대해서는 이것도 눈여겨 두라. 다른 선체들이 외국 부두로 옮길 남의 물건을 가득 싣는 동안, 세상을 떠도는 포경선은 배 자체와 선원들, 그들의 무기와 필요한 것 말고는 아무 짐도 싣지 않는다. 배는 넉넉한 선창에 호수 하나를 통째로 병에 담아 싣고 다닌다. 배는 쓸모 있는 것들로 바닥짐을 채운다. 쓸모없는 무쇠 덩이나 바닥짐용 쇳덩이만으로 채우지 않는다. 배는 몇 해치 물을 싣고 다닌다. 맑고 오래 묵은 최상품 낸터킷 물이다. 낸터킷 사람은 태평양에서 세 해 동안 떠다닐 때, 바로 어제 페루나 인도의 냇물에서 통에 담아 뗏목으로 실어 온 짭짤한 물보다 이 물을 마시기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다른 배들이 뉴욕에서 중국까지 갔다가 스무 군데 항구에 들르며 다시 돌아오는 동안, 포경선은 그 기간 내내 흙 한 톨 보지 못할 수도 있고, 선원들은 자기들처럼 떠다니는 뱃사람 말고는 아무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그들에게 또 한 번 대홍수가 났다는 소식을 전한다 해도 그들은 그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래, 얘들아, 방주는 여기 있다!"
그런데 자와의 서쪽 해안, 순다 해협 바로 근처에서는 많은 향유고래가 잡혔고, 실제로 그 둘레 바다 대부분은 어부들 사이에서 고래를 찾아 누비기에 훌륭한 곳으로 두루 인정받았다. 그래서 피쿼드호가 자와곶에 점점 다가가자 망보는 사람들은 거듭 불려 바짝 깨어 있으라는 주의를 들었다. 그러나 곧 우현 이물 쪽으로 야자나무 우거진 초록 절벽이 어렴풋이 나타나고, 반가운 콧구멍으로 공기 속의 싱그러운 계피 냄새를 맡았지만, 물줄기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 근처에서 사냥감을 만나리라는 생각을 거의 다 버리고 배가 해협에 거의 들어섰을 때, 돛대 위에서 늘 듣던 그 반가운 외침이 들려왔고, 오래지 않아 유례없이 장엄한 광경이 우리를 맞이했다.
그러나 여기서 먼저 말해 두거니와, 근래 네 대양 곳곳에서 지칠 줄 모르고 사냥당한 탓에, 향유고래는 예전처럼 거의 어김없이 따로 떨어진 작은 무리를 지어 다니지 않고, 이제는 흔히 큰 떼를 지어 나타난다. 때로는 그 수가 워낙 많아서, 마치 놈들의 수많은 민족이 서로 돕고 지키기로 엄숙한 동맹과 언약을 맺은 것처럼 보일 정도다. 향유고래가 이렇게 엄청난 대상(隊商)으로 모이기 때문에, 이제는 가장 좋은 어장에서도 때로 몇 주, 몇 달씩 물줄기 하나 보지 못하고 배를 몰다가, 그러다 갑자기 때로는 수천, 수만으로 보이는 물줄기의 인사를 받는 일이 생긴다.
양쪽 이물에 걸쳐 넓게, 2마일이나 3마일쯤 떨어진 곳에서, 평평한 수평선의 절반을 감싸는 커다란 반원을 이루며, 고래 물줄기가 끊김 없이 사슬처럼 이어져 한낮의 공기 속으로 솟구치며 반짝였다. 참고래는 곧게 수직으로 쌍둥이 물줄기를 뿜는데, 그 물줄기는 꼭대기에서 갈라져 갈라진 버드나무 가지가 늘어지듯 두 갈래로 떨어진다. 향유고래는 그와 달리 앞으로 비스듬히 하나만 뿜는데, 그것은 흰 안개가 곱슬곱슬 짙게 우거진 덤불처럼 보이며 끊임없이 솟았다가 바람 불어 가는 쪽으로 흩어진다.
그러니 피쿼드호가 바다의 높은 언덕 위로 솟을 때 그 갑판에서 바라보면, 푸르스름한 아지랑이가 뒤섞인 대기를 통해 보이는 이 수증기 물줄기의 무리는, 하나하나 공기 속으로 곱슬곱슬 피어오르는 것이, 마치 따스한 가을 아침에 어느 높은 언덕 위의 말 탄 사람이 내려다보는 어느 빽빽한 대도시의 즐거운 굴뚝 천 개 같았다.
행군하는 군대가 적의 땅인 산속 좁은 길에 다가가면, 그 위험한 길목을 어서 뒤로하고 다시 비교적 안전한 벌판으로 펼쳐 나가고 싶은 마음에 걸음을 재촉한다. 이 거대한 고래 함대도 바로 그렇게 지금 해협을 지나 서둘러 나아가는 것 같았다. 반원의 두 날개를 차츰 오므리며 단단하지만 여전히 초승달 꼴인 한가운데 무리를 지어 계속 헤엄쳐 갔다.
피쿼드호는 돛을 모조리 펴고 그들을 뒤쫓았다. 작살잡이들은 무기를 손질하며, 아직 매달려 있는 보트 머리에서 큰 소리로 환호했다. 바람만 버텨 준다면, 이 순다 해협을 지나 쫓겨 가는 그 거대한 무리는 동방의 바다로 펼쳐 나가자마자 제 동료 적잖은 수가 잡히는 꼴을 보게 되리라는 데 그들은 거의 의심이 없었다. 그리고 그 한데 모인 대상 안에 모비 딕 자신이, 시암 사람들의 대관식 행렬에서 떠받드는 흰 코끼리처럼 잠시 헤엄치고 있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보조돛 위에 보조돛을 겹겹이 달고 이 리워야단들을 앞에 몰며 나아갔다. 그런데 갑자기 태시테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배 뒤의 항적에 있는 무언가를 보라고 크게 외치는 소리였다.
우리 앞쪽의 초승달에 짝을 이루듯, 우리는 뒤쪽에서 또 하나의 초승달을 보았다. 그것은 따로 떨어진 흰 수증기들로 이루어진 것 같았는데, 고래의 물줄기처럼 솟았다가 가라앉았다. 다만 그것들은 그렇게 완전히 나타났다 사라지지는 않았다. 끝내 사라지지 않고 줄곧 떠돌았기 때문이다. 에이해브는 이 광경에 망원경을 겨누더니 의족 받침 구멍 안에서 재빨리 몸을 돌리며 외쳤다. "돛대에 올라가 휩과 두레박을 달아 돛을 적셔라. 말레이 놈들이다, 우리를 쫓아온다!"
피쿼드호가 해협에 제대로 들어설 때까지 곶 뒤에 너무 오래 숨어 있었다는 듯, 이 악당 같은 아시아 사람들은 이제 지나치게 조심하느라 늦어진 것을 만회하려고 맹렬히 뒤쫓아 오고 있었다. 그러나 날쌘 피쿼드호가 상쾌한 순풍을 받으며 그 자신 맹렬한 추격 중이었으니, 이 거무스름한 박애주의자들이 배가 스스로 택한 추적에 박차를 가하도록 거들어 주다니 얼마나 친절한 일인가. 그들은 배에게 그저 승마 채찍이자 박차의 톱니바퀴일 뿐이었다. 에이해브가 망원경을 옆구리에 끼고 갑판을 이리저리 거닐며, 앞으로 돌아설 때는 그가 쫓는 괴물들을 바라보고 뒤로 돌아설 때는 그를 쫓는 피에 굶주린 해적들을 바라볼 때, 위와 같은 어떤 공상이 그의 것인 듯했다. 그리고 그때 배가 지나가는 물의 협곡의 초록 벽을 흘끗 보며, 그 문을 지나 그의 복수에 이르는 길이 놓여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그 문을 지나 지금 그가 쫓는 동시에 쫓기며 치명적인 종말로 가고 있음을 보았을 때, 그리고 그뿐 아니라 무자비하고 사나운 해적 떼와 비인간적인 무신론의 악마 무리가 지옥처럼 저주를 퍼부으며 그를 응원하고 있음을 보았을 때, 이 모든 공상이 그의 머리를 스쳐 간 뒤 에이해브의 이마는 수척하게 골이 졌다. 폭풍 몰아친 밀물이 갉아 대고도 그 단단한 것을 제자리에서 끌어내지 못하고 간 뒤의 검은 모래 해변처럼.
그러나 이런 생각에 시달리는 사람은 무모한 선원들 가운데 거의 없었다. 그리고 해적들을 꾸준히 뒤로 떨어뜨리고 또 떨어뜨린 끝에 피쿼드호가 마침내 수마트라 쪽의 선명한 초록빛 앵무새곶을 쏜살같이 지나 그 너머의 넓은 바다로 나왔을 때, 작살잡이들은 배가 말레이 사람들을 그토록 이기며 앞질렀다는 것을 기뻐하기보다, 날쌘 고래들이 배를 앞질러 멀어져 갔다는 것을 더 슬퍼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고래들의 항적을 따라 계속 몰아가자, 마침내 고래들이 속도를 늦추는 듯했다. 배는 차츰 그들에게 다가갔고, 이제 바람이 잦아들자 보트로 뛰어들라는 명령이 전해졌다. 그러나 향유고래의 놀라운 본능이라 짐작되는 무엇 때문인지, 떼가 아직 1마일이나 뒤에 있는 보트 세 척이 저희를 쫓아온다는 것을 알아채자마자, 놈들은 다시 모여 빽빽한 대오와 대대를 이루고, 그 물줄기들이 모두 번쩍이는 총검을 세워 놓은 줄처럼 보이게 하고는, 갑절로 빨라진 속도로 나아갔다.
우리는 셔츠와 속바지만 남기고 벗어부친 채 물푸레나무 노에 달려들었다. 그리고 몇 시간을 저은 끝에 추격을 거의 포기하려 할 때, 고래들 사이에 두루 일어난 머뭇거리는 소동이 기운 나는 징조를 보여 주었다. 놈들이 마침내 그 기이한 혼란, 곧 무력하게 갈팡질팡하는 상태에 빠졌다는 징조였다. 어부들은 고래에게서 그런 상태를 알아보면 놈이 질렸다고 말한다. 놈들이 지금까지 빠르고 꾸준하게 헤엄쳐 오던 빽빽한 군대 대열은 이제 헤아릴 수 없는 패주 속에 흩어졌다. 그리고 인도에서 알렉산드로스와 싸울 때 포로스 왕의 코끼리들처럼 놈들은 당황해서 미쳐 가는 것 같았다. 사방으로 크고 불규칙한 동그라미를 그리며 펼쳐지고, 정처 없이 이리저리 헤엄치며, 짧고 굵게 뿜는 물줄기로 공포에 사로잡혀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을 뚜렷이 드러냈다. 이것은 놈들 가운데 몇몇에게서 더욱 기이하게 드러났는데, 그놈들은 마치 완전히 마비된 듯, 물이 차고 돛대가 부러진 배처럼 바다 위에 힘없이 떠 있었다. 이 리워야단들이 사나운 늑대 세 마리에게 풀밭에서 쫓기는 순한 양 떼였다 해도 그토록 지나치게 겁을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따금 보이는 이 겁 많음은 떼 지어 사는 거의 모든 생물의 특징이다. 사자 갈기를 단 서부의 버펄로들은 수만 마리가 무리를 이루고도 말 탄 사내 하나 앞에서 달아났다. 모든 인간도 보라. 극장 일층 객석이라는 양 우리에 떼로 모여 있으면, 불이 났다는 아주 작은 경보에도 출구로 우르르 몰려가며 밀치고 짓밟고 끼이고, 무자비하게 서로를 들이받아 죽게 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우리 앞에서 기이하게 질려 버린 고래들을 보고 놀라는 것은 그만두는 편이 좋겠다. 땅 위 짐승들의 어떤 어리석음도 인간의 광기에 한없이 뒤지지 않는 것이 없으니까.
앞서 말했듯 많은 고래가 사납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떼 전체로 보면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나지도 않고 한데 모여 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럴 때 늘 그러듯 보트들은 곧바로 흩어져, 저마다 떼의 가장자리에 홀로 있는 고래 한 마리씩을 향해 나아갔다. 3분쯤 지나 퀴퀘그의 작살이 날아갔다. 작살을 맞은 고래는 눈을 멀게 하는 물보라를 우리 얼굴에 끼얹더니, 빛처럼 빠르게 우리를 끌고 달아나며 곧장 떼의 한복판으로 향했다. 그런 처지에서 작살 맞은 고래가 그렇게 움직이는 것은 결코 전례 없는 일이 아니고, 실제로 거의 언제나 어느 정도 예상하는 일이다. 그래도 그것은 포경업의 더 위험한 변고 가운데 하나다. 날쌘 괴물이 그대를 미쳐 날뛰는 떼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끌고 들어가면, 그대는 조심스러운 삶에 작별을 고하고 오직 미친 듯한 고동 속에서만 존재하게 되기 때문이다.
눈멀고 귀먹은 고래가 순전히 속도의 힘으로 제게 달라붙은 쇠 거머리를 떼어 내려는 듯 앞으로 돌진할 때,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바다에 흰 상처를 찢어 내며 날아가는 동안 우리 둘레를 이리저리 내닫는 미친 짐승들에게 사방에서 위협받을 때, 에워싸인 우리 보트는 폭풍 속에서 얼음섬들에게 떼로 몰린 배와 같았다. 언제 갇혀 짓뭉개질지 모르는 채, 얽히고설킨 그 물길과 해협 사이로 배를 몰아 빠져나가려 애쓰는 배 말이다.
그러나 퀴퀘그는 조금도 겁먹지 않고 사내답게 보트를 몰았다. 우리 앞길을 똑바로 가로지르는 이 괴물을 피해 비켜 가는가 하면, 거대한 꼬리지느러미를 머리 위에 쳐들고 있는 저 괴물에게서 슬금슬금 물러났다. 그러는 동안 내내 스타벅은 창을 들고 이물에 서서, 닿을 수 있는 고래는 무엇이든 짧게 찔러 우리 길에서 몰아냈다. 길게 던질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노잡이들도 마냥 놀고 있지는 않았다. 늘 하던 일은 이제 아예 필요 없어졌지만, 그들은 주로 고함지르는 일을 맡았다. "비켜라, 제독 나리!" 갑자기 몸뚱이째 수면으로 솟아올라 한순간 우리를 물에 잠기게 할 듯 위협한 커다란 단봉낙타 같은 놈에게 한 사람이 외쳤다. "거기, 꼬리 꽉 내려라!" 또 한 사람이 우리 뱃전 바로 곁에서 부채 같은 제 꼬리 끝으로 느긋하게 바람을 쐬는 듯한 다른 놈에게 외쳤다.
포경 보트에는 모두 드러그라는 기묘한 장치가 실려 있는데, 처음에 낸터킷 인디언들이 발명한 것이다. 같은 크기의 두꺼운 네모난 나무 두 장을 결이 서로 직각으로 엇갈리게 단단히 박아 붙인다. 그런 다음 이 나무토막 가운데에 꽤 긴 밧줄을 매고, 밧줄의 다른 끝을 고리로 만들어 두면 순식간에 작살에 맬 수 있다. 이 드러그는 주로 질린 고래들 사이에서 쓴다. 그럴 때는 한 번에 도저히 다 쫓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고래가 바로 둘레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유고래를 날마다 만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만큼 죽여야 한다. 그리고 한꺼번에 다 죽일 수 없다면 날개를 꺾어 두어야 한다. 나중에 느긋하게 죽일 수 있게. 그래서 이런 때 드러그가 쓰인다. 우리 보트에는 그것이 세 개 있었다. 첫째와 둘째는 성공적으로 던져졌고, 우리는 고래들이 끌려가는 드러그의 엄청난 옆 저항에 발목이 잡혀 비틀거리며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 놈들은 쇠사슬과 쇠공을 찬 죄수처럼 옥죄어 있었다. 그러나 셋째를 던질 때, 그 굼뜬 나무토막을 뱃전 밖으로 던지는 순간 그것이 보트 가로대 하나 밑에 걸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가로대를 뜯어 가지고 가 버렸고, 앉은자리가 밑에서 빠져나가는 바람에 노잡이는 보트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상처 입은 판자들 사이로 양쪽에서 바닷물이 들어왔지만, 우리는 속바지와 셔츠 두세 벌을 쑤셔 넣어 당장은 물이 새는 것을 막았다.
우리가 떼 속으로 나아가면서 우리 고래의 속도가 크게 줄지 않았더라면, 게다가 소동의 테두리에서 점점 더 멀어질수록 그 무시무시한 혼란이 잦아드는 것 같지 않았더라면, 이 드러그를 단 작살들을 던지기는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덜컹거리던 작살이 빠지고 우리를 끌던 고래가 옆으로 사라지자, 우리는 고래가 떠나며 남긴 기세가 차츰 가늘어지는 힘을 타고 두 고래 사이로 미끄러져 떼의 가장 깊은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마치 산속 급류에서 고요한 골짜기 호수로 미끄러져 들어온 것 같았다. 여기서는 가장 바깥쪽 고래들 사이의 으르렁거리는 골짜기에 이는 폭풍이 들리기는 해도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 한가운데 너른 물에서 바다는 매끄러운 공단 같은 수면을 보였다. 이른바 슬릭이라는 것으로, 고래가 비교적 조용한 기분일 때 내뿜는 미묘한 물기로 생긴다. 그렇다, 우리는 이제 모든 소동의 한복판에 숨어 있다는 그 마법 같은 고요 속에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어지러운 먼 곳에서 바깥쪽 동심원들의 소란을 보았고, 여덟 마리나 열 마리씩 무리를 이룬 고래 떼들이 원형 경기장 안의 여러 쌍의 말처럼 빠르게 돌고 또 도는 것을 보았다. 놈들은 어찌나 바짝 어깨를 맞대고 있던지, 어느 거인 곡마사가 가운데 놈들 위로 다리를 걸쳐 놈들 등을 타고 쉽게 돌 수도 있었을 것이다. 떼의 둘러싸인 축을 바로 에워싸고 쉬는 고래들이 워낙 빽빽하게 무리 지어 있어서, 지금으로서는 빠져나갈 기회가 전혀 없었다. 우리는 우리를 가둔 살아 있는 벽에 틈이 생기기를 지켜보아야 했다. 우리를 가두려고만 우리를 들여보낸 그 벽 말이다. 호수 한가운데 머물러 있는 동안 우리에게는 이따금 작고 순한 암컷과 새끼 들이 찾아왔다. 이 패주한 무리의 여자와 아이 들이었다.
그런데 돌고 있는 바깥쪽 동심원들 사이에 이따금 생기는 넓은 간격과, 그 동심원 하나하나 안에 있는 여러 무리 사이의 공간까지 넣으면, 이때 그 무리 전체가 차지한 넓이는 적어도 2제곱마일이나 3제곱마일은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때 그런 시험은 속기 쉽겠지만, 우리의 낮은 보트에서 보아도 거의 수평선 가장자리에서부터 솟구치는 것 같은 물줄기가 보였다. 내가 이 사정을 말하는 까닭은 이렇다. 마치 암컷과 새끼 들이 일부러 이 가장 안쪽 우리에 갇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떼가 워낙 넓게 퍼져 있어서 놈들이 그때까지 떼가 멈춘 정확한 까닭을 알지 못했던 것처럼, 아니면 아마도 워낙 어리고 세상 물정 모르고 모든 면에서 순진하고 경험이 없어서였는지, 어쨌든 그 까닭이 무엇이었든, 이 작은 고래들은 이따금 호수 가장자리에서 우리의 바람 잔 보트를 찾아와 놀라운 겁 없음과 믿음을, 아니면 여전히 홀린 듯한 공포를 보여 주었는데, 그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놈들은 집에서 기르는 개처럼 우리 둘레를 킁킁거리며 바로 뱃전까지 다가와 뱃전을 건드렸다. 마치 어떤 주문이 갑자기 놈들을 길들여 놓은 것 같았다. 퀴퀘그는 놈들의 이마를 토닥였다. 스타벅은 창으로 놈들의 등을 긁어 주었지만, 뒤탈이 두려워 당분간 창을 던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면 위의 이 놀라운 세계 저 아래 깊은 곳에서, 뱃전 너머를 내려다보는 우리 눈에 또 하나의, 더욱 기이한 세계가 들어왔다. 그 물의 둥근 천장 속에 젖을 먹이는 어미 고래들의 모습과, 엄청난 몸통 둘레로 보아 곧 어미가 될 듯한 고래들의 모습이 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넌지시 말했듯이 그 호수는 꽤 깊은 데까지 아주 맑았다. 그리고 사람의 젖먹이가 젖을 빨면서 마치 동시에 두 가지 다른 삶을 살기라도 하듯 젖가슴에서 눈을 떼고 차분히 한곳을 응시하며, 이승의 양분을 빨아들이는 동안에도 여전히 어떤 이승 아닌 기억으로 마음의 잔치를 벌이듯이, 이 고래들의 새끼들도 우리 쪽을 올려다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를 보는 것은 아니었다. 갓 태어난 놈들의 눈에 우리는 그저 멕시코만 해초 한 조각에 지나지 않는 듯했다. 옆으로 누워 떠 있는 어미들도 조용히 우리를 지켜보는 것 같았다. 이 작은 젖먹이 가운데 한 놈은 몇 가지 묘한 표시로 보아 태어난 지 하루도 안 된 것 같았는데, 길이가 14피트쯤, 몸통 둘레가 6피트쯤 되었을 것이다. 놈은 조금 까불었다. 그러나 그 몸은 얼마 전까지 어미의 주머니 속에서 하고 있던 그 갑갑한 자세에서 아직 거의 풀려나지 못한 것 같았다. 거기서 태어나지 않은 고래는 꼬리를 머리에 붙이고 마지막 도약을 할 채비를 다 한 채 타타르 사람의 활처럼 구부리고 누워 있다. 놈의 여린 옆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손바닥은 먼 나라에서 갓 도착한 아기의 귀처럼 아직도 주름지고 구겨진 모습을 생생히 지니고 있었다.
"줄! 줄!" 퀴퀘그가 뱃전 너머를 내려다보며 외쳤다. "저놈 매였다! 저놈 매였다! 누가 줄 맸냐! 누가 찔렀냐? 고래 둘이다. 하나 크다, 하나 작다!"
"왜 그러나, 이 사람아?" 스타벅이 외쳤다.
"여기 봐라." 퀴퀘그가 아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작살을 맞은 고래가 작살줄 통에서 수백 패덤의 밧줄을 끌어내고 깊이 잠수한 뒤 다시 떠오르면, 느슨해진 채 꼬불꼬불한 작살줄이 가볍게 떠오르며 공기 쪽으로 나선을 그리는 것이 보인다. 그와 똑같이 이제 스타벅은 리워야단 부인의 탯줄이 길게 사리를 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새끼 고래는 아직 그 탯줄로 어미에게 매여 있는 것 같았다. 빠르게 뒤바뀌는 추격 속에서, 어미 쪽 끝이 풀린 이 자연의 줄이 삼밧줄과 엉켜 새끼가 그 때문에 붙잡히는 일이 드물지 않다. 바다의 가장 미묘한 비밀 가운데 몇 가지가 이 마법의 연못에서 우리에게 드러난 것 같았다. 우리는 깊은 물속에서 젊은 리워야단들의 사랑을 보았다.1
그리하여 겹겹이 둘러싼 당황과 공포의 동그라미에 에워싸여 있으면서도, 그 한가운데의 이 헤아릴 수 없는 생물들은 거리낌 없이 겁 없이 온갖 평화로운 일에 몰두했다. 그렇다, 고요하게 희롱과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그러나 나 자신도 그렇게, 회오리바람 몰아치는 내 존재의 대서양 한가운데서 여전히 언제까지나 말없는 고요 속에 노닌다. 그리고 그칠 줄 모르는 슬픔의 무거운 행성들이 내 둘레를 도는 동안에도, 저 깊은 곳, 저 깊은 내륙에서 나는 여전히 영원한 기쁨의 온화함 속에 몸을 담근다.
그러는 동안, 우리가 그렇게 넋을 잃고 떠 있을 때, 먼 곳에서 이따금 갑자기 미친 듯한 광경이 벌어져, 다른 보트들이 여전히 떼의 변두리에서 고래들에게 드러그를 매달고 있거나, 아니면 아마도 넉넉한 공간과 몇 군데 알맞은 피난처가 있는 첫째 동심원 안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드러그를 단 성난 고래들이 이따금 눈먼 채 동심원들을 가로질러 이리저리 내닫는 광경도, 마침내 우리 눈에 들어온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여느 고래보다 유난히 힘세고 기민한 고래에게 작살을 매었을 때는, 놈의 거대한 꼬리 힘줄을 끊거나 다치게 해서 이를테면 놈의 오금을 자르려 하는 것이 관습일 때가 있다. 그것은 도로 끌어당기도록 밧줄을 매단 짧은 자루의 해체용 삽을 던져서 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부위에 상처를 입었으되 보기에 제대로 입지는 않은 한 고래가 보트에서 떨어져 나가 작살줄의 절반을 끌고 달아났다. 그리고 상처의 엄청난 고통 속에서 놈은 이제 사라토가 전투의 그 외톨이 기마 무법자 아널드처럼, 가는 곳마다 공포를 퍼뜨리며 돌고 있는 동심원들 사이를 내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고래의 상처가 아무리 고통스럽고, 어쨌든 그것이 꽤나 끔찍한 광경이었다 해도, 놈이 떼의 나머지에게 불러일으키는 것 같은 그 특별한 공포는 처음에는 사이에 놓인 거리 때문에 우리에게 가려져 있던 어떤 까닭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마침내 우리는 포경업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고 가운데 하나로 이 고래가 제가 끌고 가는 작살줄에 엉켜 버렸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놈은 해체용 삽까지 몸에 박은 채 달아났다. 그런데 그 연장에 매인 밧줄의 풀린 끝이 놈의 꼬리를 감은 작살줄 사리에 아주 걸려 버렸고, 해체용 삽 자체는 놈의 살에서 헐거워져 빠져나왔다. 그래서 미칠 듯이 고통에 시달리던 놈은 이제 유연한 꼬리를 사납게 도리깨질하며 물속을 휘저었고, 그 날카로운 삽을 제 둘레로 휘둘러 제 동료들을 다치게 하고 죽였다.
이 무시무시한 물체가 온 떼를 붙박인 공포에서 깨워 불러들이는 것 같았다. 먼저 우리 호수의 가장자리를 이루던 고래들이 마치 멀리서 기운이 반쯤 빠진 큰 물결에 들린 듯 조금씩 몰려들며 서로 부딪쳐 뒹굴기 시작했다. 그러자 호수 자체가 희미하게 들썩이며 부풀기 시작했다. 물속의 신방과 아기 방이 사라졌다. 더 한가운데 있는 동심원의 고래들이 점점 좁아지는 궤도를 그리며 점점 빽빽해지는 무리를 지어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렇다, 긴 고요가 떠나가고 있었다. 이윽고 낮게 다가오는 웅웅거림이 들렸다. 그러더니 봄에 큰 허드슨강이 풀릴 때 요란하게 밀려드는 얼음덩이들처럼, 고래 무리 전체가 마치 한데 쌓여 산 하나를 이루려는 듯 안쪽 한가운데로 뒹굴며 몰려들었다. 곧바로 스타벅과 퀴퀘그가 자리를 바꾸었다. 스타벅이 고물을 맡았다.
"노! 노!" 스타벅이 키를 움켜쥐며 사무치게 속삭였다. "이제 노를 움켜쥐고, 정신을 바짝 차려라! 맙소사, 얘들아, 준비해라! 놈을 밀어내라, 퀴퀘그, 거기 고래 말이야! 찔러라! 쳐라! 일어서라, 일어서서 그대로 있어라! 힘껏, 얘들아, 저어라, 얘들아. 놈들 등은 신경 쓰지 마라. 긁어 버려라! 긁고 지나가라!"
보트는 이제 거대한 검은 덩치 둘 사이에 거의 끼일 지경이었고, 그 긴 몸뚱이 사이에 좁은 다르다넬스 해협 하나가 남았다. 그러나 필사적으로 애쓴 끝에 우리는 마침내 잠깐 열린 틈으로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그러고는 빠르게 저어 나가면서 동시에 또 다른 빠져나갈 틈을 열심히 살폈다.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기를 여러 번 한 끝에 우리는 마침내 조금 전까지 바깥쪽 동심원 가운데 하나였던 곳으로 재빨리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러나 이제 그곳은 모두 한가운데로 사납게 몰려가는 이리저리 흩어진 고래들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 다행스러운 구출은 퀴퀘그의 모자 하나를 잃는 값싼 대가로 얻었다. 그는 달아나는 고래들을 찌르려고 이물에 서 있다가, 바로 곁에서 넓은 꼬리지느러미 한 쌍이 갑자기 휙 쳐들리며 일으킨 공기 소용돌이에 모자를 머리에서 깨끗이 빼앗겼다.
이제 온통 일어난 소동이 아무리 떠들썩하고 어지러웠어도, 그것은 곧 질서 있는 움직임처럼 보이는 것으로 가라앉았다. 마침내 한 덩어리로 빽빽하게 뭉치자 놈들은 더 빨라진 속도로 다시 앞으로 달아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쫓아가 봐야 소용없었다. 그러나 보트들은 여전히 놈들의 항적에 머물며, 뒤에 처질지 모르는 드러그 단 고래들을 줍고, 또 플래스크가 죽이고 웨이프를 꽂아 둔 고래 한 마리를 확보하려 했다. 웨이프란 작은 깃발을 단 장대로, 보트마다 두세 개씩 싣고 다니는데, 다른 사냥감이 가까이 있을 때 죽은 고래의 떠 있는 몸뚱이에 똑바로 꽂아서 바다 위에서 그 자리를 표시하고, 또 다른 배의 보트들이 다가올 경우 먼저 차지했다는 표시로 삼는다.
이번 보트 내리기의 결과는 포경업의 그 슬기로운 속담, 곧 고래가 많을수록 고기는 적다는 말을 얼마쯤 보여 주었다. 드러그를 단 고래 가운데 잡힌 것은 한 마리뿐이었다. 나머지는 당장은 용케 달아났지만, 뒤에 보게 되듯이, 결국 피쿼드호가 아닌 다른 배에 잡히고 말았다.
주
1. 향유고래는 리워야단의 다른 모든 종과 마찬가지로, 그러나 다른 물고기 대부분과는 달리, 철을 가리지 않고 새끼를 친다. 아마 아홉 달로 잡을 수 있는 임신 기간 뒤에 한 번에 한 마리만 낳는다. 그러나 알려진 몇몇 경우에는 에서와 야곱 같은 쌍둥이를 낳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젖꼭지가 두 개 있는데, 기묘하게도 항문 양쪽에 하나씩 있다. 그러나 젖가슴 자체는 거기서 위쪽으로 뻗어 있다. 젖을 먹이는 고래의 이 귀한 부위가 어쩌다 사냥꾼의 창에 베이면, 어미가 쏟는 젖과 피가 서로 다투듯 몇 로드에 걸쳐 바다를 물들인다. 젖은 아주 달고 진하다. 사람이 맛본 적이 있다. 딸기와 곁들이면 좋을 것이다. 서로에 대한 존경이 넘쳐흐를 때 고래들은 사람들이 하듯이 인사를 나눈다.